비흡연 여성이 하루 커피 네 잔 마시면 뇌졸중 발병 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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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경우 하루 커피 두 잔만 마셔도 뇌졸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 보고가 나왔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의 경우다.

미국 보스턴 하바드 의대 롭 밴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커피를 마시는 습관과 뇌졸중 발생 빈도의 상관 관계를 25년 가까이 추적한 결과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커피는 심장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당뇨병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04년까지 실시된‘간호 보건’(Nurses’Health Study) 프로젝트에 참가한 평균 55세의 여성 8만 3000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1980년에는 이 가운데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암에 걸린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연구 기간 동안에 7회 실시한 식습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커피를 조금이라도 마신 사람은 84%,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사람은 50%, 차를 마신 사람은 78%, 디카페인 청량음료를 마신 사람은 54%였다. 24년 후 2300명에게 뇌졸중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허혈(腦虛血) 발작을 일으켰다.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던 여성에게는 커피가 뇌졸중을 악화시키지도 예방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흡연이나 음주 같은 요인을 고려하면 하루에 커피 2~3잔을 마신 건강한 여성의 경우 한 달에 커피 한 잔 이하를 마신 여성에 비해 뇌졸중 발병 위험이 1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를 하루 네 잔 이상 마신 사람은 뇌졸중 발병 위험이 20%나 감소했다. 1주일에 5~7잔의 커피를 마신 여성은 한 달에 커피를 한 잔밖에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12% 감소했다.

연구팀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커피를 오랜 기간 마시는 데 따른 효과는 흡연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거나 피우다가 끊은 여성이 매일 커피 4잔 이상을 마시면 뇌졸중 발병 위험을 43% 줄일 수 있는데 반해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를 매일 4잔 이상 마시면 뇌졸중 발병 위험은 3%만 줄어든다.

롭 밴덤 교수는“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염려하는데 실제로도 그럴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연구 결과 장기적으로 볼 때 커피가 뇌졸중 예방에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불면증이나 고혈압에 시달리는 사람은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연구는 3월 3일에 발행되는 ‘순환기’(Circulation)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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