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보기]영화 '깊은슬픔' 촬영장 성북동 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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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화려한 장식뒤로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색상과 가구들이 곳곳에 자리한 집. 오는 가을쯤 개봉될 영화 '깊은 슬픔' (감독 곽지균) 의 주인공 은서 (강수연분)가 사는 곳은 서울성북구성북동에 있는 80평 빌라를 임대해 꾸민 세트장. 신경숙의 인기소설 '깊은 슬픔' 을 영화화한 것으로 한 여자와 두 남자가 부모세대에서 빚어진 처절한 삼각관계의 충격으로 고향과 부모를 등지지만 그들 역시 애정갈등에 빠져 혼란을 겪다 결국 여주인공이 죽음을 택한다는 줄거리. 이 집은 같은 고향 출신인 은서와 현세 (황인성분)가 결혼해 사는 신혼집이다.

먼저 영화에서 가장 많은 장면이 나오는 거실은 소파나 커튼을 흰색계열로 배치해 은서의 밝은 분위기에 맞췄다.

동시에 단순하면서 차거운 느낌을 주는 철제 소파와 탁자를 곳곳에 놓아 따뜻하지만은 않은 그들의 사랑을 암시하고 있다.

가능한한 작은 가구들로 극소수만 배치한데다 TV와 음향기기는 바닥에 놓아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도록 했다.

침실은 화려하다.

세로 주름이 지는 커튼, 대리석과 철재로 된 콘솔 그리고 카페트. 특히 노란색 침대보와 베개.커튼장식이 시선을 끄는데 이는 은서가 침실 이미지와 유사한 공간에서 세상과 등을 질 것이라는 극 내용을 형상화시키고 있다.

역시 이곳에도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콘솔받침을 철재를 사용했는데 이 또한 찬 이미지로 헤어질 부부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식탁에도 철제의자가 놓이고 테이블보 역시 노란색을 사용해 집안 곳곳에 영화줄거리를 암시하는 소품들을 배치하고 있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정용관씨는 "영화세트는 무조건 물건을 채우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세트는 심플하면서도 절제된 가구배치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주인공의 이미지와 결부시킬 수 있는 색상 사용에 신경을 썼다" 고 말했다.

섬세하고 유약한 여인역을 맡은 강수연씨는 "전체적인 집 인테리어가 시나리오에서 표현하고자 한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며 "철제가구를 많이 사용한 점과 침대보.식탁보등 직물류의 디자인과 색상은 평소 내 취향에도 꼭 맞는 것들" 이라고 말한다.

이 세트의 가구와 소품은 아트디나.기기디자인.굿나이트.고센.하트바스켓등의 인테리어 업체에서 협찬해 촬영기간동안 이용했다.

글 = 신용호 기자 사진 =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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