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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서 피어난 애달픈 향수의 노래

중앙일보

입력

전통 러시아 민요의 백미, 4월 24일 두번째 내한 공연
망향의 한 달래는 장엄한 하모니로 세계인 심금 울려

러시아 민요는 흙냄새를 풍긴다. 모던하고 세련됐다는 느낌보다 투박하고 거칠다 . 돈 코사크 합창단은 사람들의 삶을 구구절절한 가락으로 노래하는 러시아 민요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악기 하나 없이 호소력 짙은 이들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지난해 4월 첫 내한공연을 가졌던 이들이 오는 4월 24일 한국에서 두 번째 공연을 갖는다. 단원 14명에 지휘자 한 사람. 15명으로 이루어진 돈 코사크 합창단이 들려주는 아카펠라는 200명의 목소리와 맞먹는 볼륨으로 섬세하면서 장엄한 하모니를 들려줬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불안을 노래에 담아
돈 코사크 합창단은 1921년 그리스 억류자 수용소에서 시작됐다. 당시 러시아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상황이었다. 사회주의 혁명으로 러시아에 소비에트 정권이 수립된 후에도 혁명군과 제정 러시아군의 싸움은 1922년까지 계속됐다. 백위군은 1918년 8월 차리친 공방전의 패배 이후 후퇴를 거듭하게 된다. 계속 되는 패주 속에서 소수민족인 코사크족은 향수병과 삶에 대한 불안감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전쟁에 진 백위군이 불가리아로 이송되었을 때 합창단을 편성한 세르게이 야로프의 지휘 아래 돈 코사크 합창단은 40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유럽, 미주 대륙을 감동시킨 망향의 노래
돈 코사크 합창단은 1922년 소피아에서 열린 제1회 정기 연주회의 성공으로 화려한 음악 인생의 첫 발을 딛었다. 이들은 다음해 오스트리아빈의 호프부르크 궁에서 공연을 열었다.이 공연의 성공으로 합창단은 두 달 간 오스트리아에서 체코슬로바키아, 스위스로 이어지는 연주 여행을 가졌다. 합창단의 미래는 달라졌다. 유럽의 유명 극장들이 세르게이 야로프와 돈 코사크 합창단을 원했다. 1924년 독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에서 공연을 했으며 부다페스트에서는‘100회 기념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1939년까지 베를린에 거주하던 합창단의 운명은 미국 공연으로 다시 한번 전환을 맞는다. 투박하고 거친 러시아 민요가 근대적인 기계 문명의 나라 미국과 맞지 않는다는 많은 이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미국에서의 공연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은 제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미국, 멕시코, 쿠마, 중남미에서 애달픈 망향의 마음을 전했다. 지휘자 야로프가 세상을 떠난 후 돈 코사크 합창단은 해체했다.

섬세하고 장중한 음색, 폭넓어진 레퍼토리로
돈 코사크 합창단이 되살아난 것은 해단 12년 후인 1991년. 오리지널 멤버였던 반야 흘리브카와 게오르그 팀첸코가 합창단을 재설립했다. 현재 합창단의 지휘를 맞고 있는 반야 흘리브카는 팀이 해산되기 전까지 돈 코사크 합창단의 최연소 솔로 연주자였던 인물. 그는 세르게이 야로프가 이끌던 고전적인 합창단의 레퍼토리에 새로운 음악을 더해 돈 코사크 합창단은 보다 폭넓은 레퍼토리를 갖추게 됐다. 가벼운 악기와 같은 음색으로 시작되는 솔로 파트와 오케스트라와 같은 장중함까지 합창단이 만들어 내는 광범위한 소리는 오리지널 팀의 후계자 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돈 코사크 합창단은 함부르크 뮤직홀,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프랑크푸르트 홀 등은 물론 매년 250개의 대성당과 콘서트 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공연장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일시 : 4월 24일(금)
■ 관람가 : VIP 10만원, R 8만원, S 6만원, A 4만원, B 2만원
■ 공연시간 : 오후 8시
■ 문의 : 브라보컴 02-3463-2466
■ 예매 : 티켓링크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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