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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려/라/공/부/체/증 - 전문가에게 묻다 김순미(권선고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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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가 꿈인 김순미양이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김은주 대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공부방법을 몰라 답답할 때, 성적이 제자리걸음일 때… 공부에 해법이 필요할 때. 중앙일보 프리미엄이 길을 제시한다. 공부에 대한 고민이 있거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 독자를 선정, 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자문단은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고민이 해결될 때까지 프리미엄과 자문단이 함께 지속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공부 SOS’를 외치고 싶은 독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수학적 머리가 없나보다 했는데…
 김순미(권선고2·수원시 동안구)양은 “카피라이터가 꿈”이라고 당차게 밝혔다. 이제 고3 수험생이 되는 김양은 이화여대 언론 홍보영상학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일찌감치 구체적으로 진로를 결정한 김양이지만 아직은 꿈이 멀게만 느껴진다. 김양은“무엇보다 실천력 부족이 문제”라고 스스로 진단했다.“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꼼꼼하지 못하고요, 제 시간에 끝내는 법도 없어요. 공상이 많아서 집중력도 쉽게 흐트러지고요. 야행성이라 새벽까지 잠들지 않는 날이 많아요.” 김양은 “이런 생활 습관을 극복하고 싶지만 의지가 약하다”며 “지지해줄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양에게 든든한 언니가 돼 주겠다고 나선 이는 엄진(20·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2)씨. 이대 교정에서 엄씨가 밝은 얼굴로 김양을 맞았다. 김양은 “수리영역 성적이 낮고 아침잠이많은 게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엄씨는 “나도 수학이 약했다”며 “내게 수학적 머리가 없나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어느 과목 못지않게 정리·암기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과목이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끝까지‘수포자(수학 포기한 사람)’가 되지 않아야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억지로 잠을 줄이기보다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교시 시작 전 신문 사설 읽고 사자성어 외우기, 버스 기다리는 동안 영단어 몇 개 외우기 등을 정해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라는 조언도 했다.
김양의 표정이 환해졌다. “사실 혼자 이대에 구경 온 적이 있었어요. 지나가는 재학생 언니들에게 뭔가 물어보고 싶어도 선뜻 다가갈 수 없더라고요. 오늘 언니를 만나게 되니 참 좋네요.” 엄씨는 김양과 함께 학교 곳곳을 둘러본 뒤 인사를 나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고. 꼭 합격해 내년에 학교에서 봐.”
 
출신 학과보다 열정과 재능이 중요
 다음으로 김양은 자신의 역할모델을 만났다. 제일기획의 카피라이터 김은주(29) 대리는 던킨도너츠·KTF·에스오일·애니콜 등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광고 카피를 쓴 주인공이다. 김양은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김양에게 왜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원래 미술을 좋아하는데요, 손재주가 없다보니 생각을 잘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카피라이터는 글로 창의적인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양은 김씨에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어떤 능력이 요구되는지,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등을 야무지게 물었다. 김씨는 “출신학과보다 열정과 재능이 중요하다”고 했다.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시절 공모전 참가, 광고동아리활동, 인턴 경험 등으로 경력을 쌓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시나리오 학원에 잠깐 다녔고, 캐나다로 8개월 간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입사시험에서는 영어토론, 프레젠테이션 면접,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등을 거쳤다. “영어도 잘해야 되겠다”며 한숨을 내쉬던 김양은 김씨가 일하는 공간으로 안내하자 다시 눈을 반짝였다. “와, 생각보다 조용하네요. 저 분들은 뭘 하고 계신 거예요?” “콘티를 그리거나 카피를 쓰기도 하고, 웹 서핑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 김양은“카피라이터가 하는 일이 생각과는 다른 부분도 있지만, 역시 멋진 직업인 것 같다”며“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할 차례. abc멘토의 김종호 교육컨설턴트를 찾아갔다. 내신 평균 3~4등급, 모의고사 평균 2~3등급인 김양은 지금대로라면 원하는 곳에 진학하기 힘들다. 김 컨설턴트는 “앞으로 언어·수리·외국어 가운데 2개 과목 이상을 1등급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수능시험일까지 남은 기간 공부 효율을 최대로 높이는 것이 절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양은 “의지만큼 실천이 잘 안된다”고 호소했다. MLST(학습전략검사) 결과 역시 실천력이 부족하고 시간관리·수업태도·시험준비 등 행동적 특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양에게는 우선 단기목표를 마감기한에 맞춰 달성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 할 일을 오늘 끝마치는 ‘마감효과’가 주는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다. 또 구체적 일정을 짠 뒤 반드시 지키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 스터디플래너를 활용, 시간을 잘게 쪼개 우선순위에 따라 학습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취미활동 시간도 정해 그 시간만큼은 공부를 잊은 채 몰두할 수 있도록 한다. 1주일에 하루(보통 주말)는 자유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1주일간 미실행한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 이와 같은 김양의 계획·로드맵짜기는 김 컨설턴트가 앞으로 4회 정도의 만남을 통해 도와주기로 했다.

 김 컨설턴트는 “헬스 트레이너로부터 운동방법을 배우듯 공부의 효율적인 방법을 찾도록 이끌어주겠다”고 격려했다. 김양은“이 기회에 ‘작심삼일’과 ‘의지박약’을 타파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 참여 신청= 02-6262-5632
ehchoi@joongang.co.kr
(이름·연락처·고민사항 기재)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뚫려라 공부체증’ 다음 호부터는 <열려라 공부> (매주 수요일 발행) 지면으로 옮겨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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