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메이저리그 10승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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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 LA 다저스 박찬호의 쾌거는 우선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10승 달성이란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朴의 경기가 우리 안방에 동시 중계되면서 그 의미는 단순한 스포츠 분야에서의 승리를 뛰어넘는다.

미국에 있건, 한국에 있건 한국인이라면 박찬호 때문에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정치.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무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어도 국민들은 박찬호와 선동열 (宣銅烈) 의 승전보에 연일 시원함을 느끼며 짜증을 날려보냈다.

이번 승리는 박찬호 개인에게도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0승 투수는 곧 잭 팟 (Jack Pot) 을 의미한다.

즉 그의 앞에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밝은 미래가 펼쳐지게 됐다는 뜻이다.

올해 연봉 27만달러 (약 2억4천여만원) 를 받은 朴은 10승 투수가 됨에 따라 구단으로부터 평균 1백만달러 (약 9억원) 선의 다년계약을 제시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년 뒤면 자유계약선수가 돼 평균연봉 3백만달러 (약 27억원) 정도가 보장될수 있기 때문에 다년계약을 거부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는 미국사회의 이른바 '주류 (主流)' 인 '메인 스트림 (Main Stream)' 에 합류하게 된다는 것도 또하나의 변신이다.

유색 인종으로선 좀처럼 뚫을 수 없는 벽인 중심사회로의 진출이 보장됐다는 얘기다.

또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광고등 각종 출연료도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朴은 현재 나이키.스포츠음료 게토레이등 2개사와 전속계약을 했다.

나이키와는 4년 전속에 1백70만달러 (약 15억3천만원) 를 받았고 게토레이에는 2억원을 받았다.

朴은 최근 모 자동차.이동통신사등과 단발광고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도 '10승 투수' 예우를 받게 될 것이 틀림없어 부 (富) 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게 된 셈이다.

朴은 밝고 준수한 외모에 깍듯한 예절등으로 지난날보다 앞날이 훨씬 더 밝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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