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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한은 국제쓰레기장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북한당국이 산업폐기물까지 돈을 받고 들여와 금수강산을 오염시키고 있다.

대만 (臺灣) 의 핵쓰레기 반입기도 말고도 이미 수년전부터 서유럽 국가들로부터 수십만의 산업폐기물을 들여오고 있는 북한에 이번에는 독일의 한 회사가 5만3천의 플라스틱 폐기물반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현지보도다.

북한이 선진국의 산업폐기물을 돈받고 처리해주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프랑스와 독일의 산업폐기물을 '플라스틱 재활용' 이라는 구실로 반입한 것이 지난 1월 알려진 다음부터다.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선진국들은 산업폐기물의 제3세계 국가 수출을 합리화하고 있다.

그러나 폐기물의 제3국 수출은 환경오염의 책임전가라는데 문제가 있다.

선진국 자체의 환경법규가 강화되고 폐기물의 처리비용이 비싸지면서 북한과 같은 제3세계 지역을 새로운 '쓰레기장' 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북한에 플라스틱 폐기물반출을 신청한 독일 합성수지 재활용회사 (DKR) 는 이미 95년과 96년에도 10만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북한에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DKR회사의 폐기물 수출시도에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독일 폐기물하치장에서 처리를 거부당한 것을 북한으로 반출하려 하고 있다' 는 환경보호정당인 녹색당 (綠色黨) 과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지적이다.

독일이 지난해 제3세계에 수출한 산업폐기물이 서류상으로는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류' 로 돼 있으나 토양에 유해한 독극물과 방사능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음이 그린피스에 의해 밝혀진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초 북한에 대한 플라스틱 폐기물수출이 문제됐을 때 독일당국은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류' 라고 해명했지만 그린피스의 주장처럼 우리로서는 의혹과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북한당국도 당장의 경제적 궁지 (窮地)에서 벗어나겠다는 정권유지차원에서 외국 쓰레기를 마구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후세에 대대로 물려줄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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