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 '아들 병역' 공방 갈수록 加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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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의 아들 병역문제에 관한 시비는 29일에도 이어졌다.

야당은 국회와 당 성명등을 통해 끊임없이 포화를 퍼부었고, 여당도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총재의 군경력문제를 거론하고 나서는등 정면대응에 나섰다.

야당은 이날 국회 5분자유발언을 통해 李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동시에 李대표가 28일 TV토론회에서 "경선자금으로 1억5천만원을 썼다" 고 말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나서는등 '李대표 때리기' 의 범위를 계속 확대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기문 (李基文.국민회의) 의원은 "자신의 자식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대를 면제시키고는 남의 자식 보고 군대의무를 지키라는 것은 어불성설 (語不成說)" 이라고 지적. 천용택 (千容宅.국민회의) 의원도 "국방부는 실무자 과오라고 변명하지만 정부의 관인이 찍힌 공문을 어떻게 실수라고 피해나가려고 하느냐" 며 "김동진 (金東鎭) 국방부장관이 직접 나와 이 부분을 분명히 해명하라" 고 촉구했다.

이재선 (李在善.자민련) 의원은 "李대표는 이번 사태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 만약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라면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는 것이 어떠냐" 고 제의했다.

여당의 반격도 이날은 만만치 않았다.

이날 "참을 수 없다" 며 자유발언을 신청한 의원만도 23명에 달했다.

시간상 4명이 발언에 나섰다.

먼저 발언에 나선 김문수 (金文洙) 의원은 "야당의 행태는 인신공격을 일삼는 구정치의 표본" 이라며 "야당은 언제까지 이런 구태의연한 행태를 하려 하느냐" 고 역공을 폈다.

해군 장성출신 허대범 (許大梵) 의원은 "김대중총재는 6.25때 해상방위대에서 부사령관으로 근무해 군대를 면했다고 하나 30년이상 해군에서 근무한 내가 알기는 해상방위대라는 부대는 있지도 않다" 며 "이는 국민과 군을 우롱하는 것" 이라며 역습. 임진출 (林鎭出) 의원은 사전에 준비해온 메모쪽지를 보며 "정연 (正淵).수연 (秀淵) 씨는 현재 세끼 밥을 먹고도 53㎏, 48㎏에 불과하다고 한다" 며 "나도 4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있지만 체질적으로 그런 사람이 있다" 며 李대표 옹호에 나섰다.

한편 이에 앞서 여야는 대변인 성명전을 통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李대표 아들의 감량은 스포츠 선수들이 군대면제를 위해 무릎연골 수술을 받았다가 구속된 사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고 힐난했다.

자민련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도 "미국 유학갈 때도, 장가들 때도 멀쩡했던 체중이 군입대시에만 미달됐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고 힐난했다.

신한국당 김충근 (金忠根) 부대변인은 미국의 한 교포가 발행하는 워싱턴 투데이라는 주간지가 김대중총재가 6.25때 공산당원이었다고 95년8월 보도한 내용을 거론하며 "金총재가 자신의 전시 (戰時) 용공부역 이력을 숨기고 오히려 반공전투에 참전한양 군 경력을 허위날조했다면 이는 후보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도 큰 문제" 라고 공격했다.

이에 국민회의는 "6.25 당시의 해상방위대는 1950년 육군본부 작전명령 제38호와 국방군사연구소에서 발행한 국방사 (史) 연표에 분명히 근거가 적시돼 있다" 며 관련자료를 제시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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