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UP&DOWN] 2월 2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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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섹스 앤 더 시티’ 책임작가의 원작 베스트셀러가 담보하는 이름값 덕분일까. 아니면 밸런타인 데이를 앞둔 일종의 ‘특수’일까. 연애지침서를 스크린으로 옮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가 예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22일 열릴 제81회 아카데미상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브래드 피트 주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도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30만 관객을 넘긴 독립영화 ‘워낭소리’도 ‘소걸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빠른 속도로 관객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 주의 예매순위 (영화진흥위원회)

1.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2.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3. 워낭소리

4. 작전

5. 과속스캔들

■ 새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연애 선수’가 말하는 남자 마음


7년째 동거하는 남자가 청혼하지 않는다면, 즐거운 소개팅 뒤에 다시 연락이 없다면, 미친 듯 덤벼대는 유부남이 아내와 이혼하지 않는다면, 다른 이유란 없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켄 콰피스 감독의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서 지지(지니퍼 굿윈)로 대표되는 여자들은 별난 해석학자들이다. 남자들의 소소한 행동을 자기 식으로 분석·이해한다. 하지만 연애 선수 알렉스(저스틴 롱)에 따르면, 애초에 풀어야 할 암호란 없다. 단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기 때문이 다. 그렇다면 남는 의문은 ‘어떻게 하면 그가 내게 반할까’인데, 여기서 영화는 데이트 무비로서의 존재 이유와 타협한다. 그는 진정한 사랑을 깨닫지 못했을 뿐이고, 따라서 여자들은 희망을 품어도 된다. 이 얼마나 발렌타인 데이와 잘 맞는 계시인가.

강혜란 기자

■ 개봉작

작전

감독:이호재
출연:박용하·박희순·김민정·김무열

‘인생역전’을 꿈꾸며 주식에 손댔다 거덜난 현수. 우연히 조폭 출신 종구와 증권 브로커 민형 등으로 구성된 ‘작전’ 세력에 걸려들게 된다. 돈과 욕망이 끈적하게 얽힌 한 판 승부는 전형적이지만 꽤나 유쾌하다.

작은 영웅 데스페로

감독:샘 펠·로버트 스티븐헤이겐
출연(목소리):매튜 브로데릭·엠마 왓슨·더스틴 호프먼

엉뚱한 생쥐 데스페로는 장난을 일삼다 마을에서 쫓겨나지만 전혀 기죽지 않고 시궁창 쥐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러 나선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생쥐 캐릭터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다우트

감독:존 패트릭 섄리
출연:메릴 스트립·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에이미 애덤스

학생들에게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필요하다고 믿는 알로이시스 수녀는 분방한 플린 신부에게 의심을 품는다. 한 번 시작된 의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터진 베개의 날리는 깃털로 묘사한 대목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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