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쉬는 것도 재테크 … 10~20% 정도만 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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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가가 1200선 근처로 회복됐지만 주식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이르다. 예금금리도 지난해보다 떨어져 여유자금을 맡길 곳도 마땅치 않다.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지점 박승안 부지점장은 원금을 안정적으로 지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인 투자를 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40만원짜리 우량 주식에 투자해 50만원이 됐다고 해도 이는 평가이익에 불과하다”며 “주가가 불안한 시기엔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좋은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바닥에서 100% 모두를 투자할 수 없다”며 “지금은 투자하려는 자금 중 10~20% 정도만 실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주식형 펀드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만 반드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면서 투자하는 시기도 분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돈이 있더라도 적립식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예컨대 여유자금이 1억2000만원 있을 때 이를 한꺼번에 펀드에 가입하지 말고 1000만원씩 매월 나눠 가입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굴리면 된다.

당연히 가입하는 펀드 종류도 분산해야 한다.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에 나눠 투자를 하고, 국내 펀드도 인덱스 펀드와 가치주 펀드로 분산하는 것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나름대로 주가지수대를 정해 그 아래로 내려가면 투자를 조금 늘리고,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투자 액수를 줄여가야 한다고 권했다.

단기자금을 굴리기 위해서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시장금리가 올라가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를 받으면 된다.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치가 높아져 중도에 처분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가 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라며 “장기로 채권투자를 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나 강남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시작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극적인 위험 관리도 주문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으니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는 것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나쁜 상황이 오면 허둥대다 시간만 보내기 쉽다”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산부터 처분할 것인지 등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지점 부지점장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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