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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반시장 돌풍 낙소스 레이블 창립 10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중저가 CD로 클래식 음반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낙소스 (Naxos) 레이블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낙소스는 87년 음반업계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클라우스 헤이만 (60) 이 홍콩에서 창업한 음반사. 아시아권 소비자들에게 LP와 카세트의 가격에 CD를 공급한다는 취지였다.

이젠 서구의 음반 매니어들까지 방대한 카탈로그에 이끌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낙소스는 지난 2월 97 칸 클래식음반상에서 '올해의 레이블' 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10년전 2백종의 음반으로 1백5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2천1백여종의 판매량이 1천6백만장에 이를 것으로 음반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음반판매 1천만장을 넘어섰던 지난 94년부터 지난해까지 레이블별 클래식 판매량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제는 폴리그램.EMI.BMG.소니.텔덱 등 '빅5' 까지 위협을 느낄 정도다.

그래서 굴지의 음반사들이 낙소스에 맞설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폴리그램 클래식의 경우 방대한 '아티스트 군단' 을 축소시키고 레이블별로 특징을 살리는 쪽을 택했다.

필립스 뮤직 레이블은 지휘자 하이팅크.무티.프레빈.마리너.오자와와 실내악단 보자르 트리오 등과의 전속계약을 중단하는 대신 '샤인' '안나 카네니나' 등의 영화음악, 시각장애인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바로크 이전의 옛음악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데카도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아슈케나지를 핀란드의 신예 레이블 온딘에게, 영화음악 '피아노' 의 작곡자 마이클 니만을 EMI에 각각 '양보' 하고 '파바로티와 친구들' 등 이벤트성 음반과 성악에 치중할 계획이다.

아티스트의 지명도에 의존하는 스탠더드 레퍼토리 음반이 한계에 부닥쳤음을 말해주는 몸부림들이다.

이에 반해 낙소스는 여전히 유명세를 덜 타는 신예 아티스트들을 발굴, 4천원대의 싼 가격과 다양한 레퍼토리에 승부를 걸고 있다.

같은 작품은 절대로 중복 제작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앞으로 5년동안 클래식 레퍼토리를 거의 모두 소화해 낼 계획이다.

한국 출신 아티스트들의 음반으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녹음한 시벨리우스.엘가.생상스의 협주곡과 라벨.포레.슈베르트의 소나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폴란드 국립방송교향악단과 녹음한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전곡 음반, 피아니스트 장혜원의 '바흐.훔멜 협주곡' , 소프라노 조수미의 '로시니 오페라 탄크레디' , 지휘자 이윤국이 이끄는 잘츠부르크 캄머필하모니의 'C P E 바흐의 신포니아' 등이 나와 있다.

신나라유통 (02 - 517 - 6536) 이 수입, 배포하고 있는 낙소스 음반의 지난해 세계 클래식 음반시장 점유율은 15%.특히 노르웨이에서는 점유율이 70.5%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티스트의 지명도에 연연하는 음악팬들의 취향 때문인지 아직 반응이 뜨겁지는 않다.

낙소스는 이미 출시된 하이든의 '현악4중주' 전곡 레코딩에 이어 리스트의 피아노 독주곡, 스카를라티의 피아노 소나타, 바흐의 건반음악, 슈만.슈베르트의 피아노 음악, 슈베르트.베토벤의 현악4중주, 드보르자크의 실내악, 루토스와브스키의 관현악곡 등을 전곡 앨범으로 출반할 계획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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