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GS칼텍스, 37득점 데라크루즈 덕에 ‘죽다 살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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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목 : 엇갈린 한 방, 주연 : 데라크루즈, 조연 : 아우리.

10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이날 경기 1~4세트는 5세트 마지막 10분간의 클라이맥스를 위한 예고편에 불과했다. 현대건설이 3점 차(12-9)로 앞선 채 시작한 5세트 막판은 ‘승부는 끝나 봐야 안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12-9에서 GS칼텍스 김민지의 공격이 사이드라인 부근에 떨어졌다. 주심은 ‘인’을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에서 ‘아웃’으로 번복됐다. 13-9. 현대건설은 2점만 뽑으면 4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이 순간 현대건설은 한유미가 윤혜숙과 교체하기 위해 대기석에 나와 있었다. 교체를 알리는 부저가 울렸지만 선수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1세트에 경기 지연으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현대건설은 경고 누적으로 1점을 실점했다. 13-10.

죽어가던 GS칼텍스가 힘을 냈다. 순식간에 13-13까지 따라붙었다. 경고 누적 과정에서 서브순서를 놓친 현대건설은 14-14에서 잘못된 선수 서브순서 때문에 또 다시 1점을 내줬다. GS칼텍스가 15-14로 앞서기 시작했다. 13-9로 앞섰던 현대건설은 어느새 역전을 당했다. 그때부터 공격은 양 팀 외국인선수 데라크루즈(GS칼텍스)와 아우리(현대건설) 쪽으로 집중됐다.

데라크루즈의 연이은 오픈공격을 현대건설 한유미와 박경낭이 연거푸 가로막았다. 현대건설이 16-15로 앞섰다. 막혀도 GS칼텍스의 선택은 데라크루즈밖에 없었다. 데라크루즈의 연이은 공격이 잇따라 상대 블로킹을 맞고 밖으로 튕겨나갔다. 이번엔 GS칼텍스가 17-16으로 앞섰다. 다음은 현대건설 아우리 차례였다. 현대건설 세터 염혜선의 토스가 아우리 쪽으로 연결됐다. 궤도를 벗어난 아우리의 스파이크는 엔드라인 뒤쪽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37점(데라크루즈) 대 36점(아우리). 두 외국인 선수의 득점은 1점 차였지만 마지막 엇갈린 한 방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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