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현대 투수진에 청량제 …에이스 부상 구멍메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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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고했어. " "정말 감사합니다.

" 지난 18일 저녁 인천구장. 쌍방울에 6 - 3으로 승리한 순간 현대 김재박감독은 승리투수가 된 최원호 (24)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최원호는 감격에 어린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올시즌 두번째 선발이자 프로데뷔후 30경기만에 따낸 첫승인 까닭이다.

현대로서도 최의 역투는 위재영등 에이스의 부상으로 구멍뚫린 투수진에 새로운 힘을 실어준 신선한 '청량제' 였다.

183㎝.78㎏의 국가대표 투수 출신인 최는 지난해 단국대를 거쳐 계약금 2억3천만원으로 현대에 입단할 때만 해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어깨 부상으로 최는 지난 시즌 겨우 12경기에 출장,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급기야 2군으로 추락하는 '최악의 첫해' 를 보냈다.

지난해말 3개월간 재활치료로 어깨를 추스른 최는 2월초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며 "올해는 뭔가 보여주겠다" 는 의지를 불태웠다.

올시즌 첫 기회는 지난달 19일 대OB전. 그러나 최는 5와3분의1이닝동안 6안타를 맞으며 3실점,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채 강판당했다.

당시 현대 코칭 스태프도 "아직 어렵구나" 며 실망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18일 두번째 기회를 잡은 최의 모습은 달랐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배수의 진을 친 것. 최고구속 1백42㎞의 직구와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으로 뚝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를 앞세운 최는 5이닝동안 쌍방울타선을 5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아 마침내 고대하던 첫승을 따냈다.

최는 "내게 주어진 기회는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지난 시즌 부진까지 모두 씻어내고 말겠다" 는 야무진 결의를 밝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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