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모임 잦아진 MB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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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의 모임이 잦아지고 있다.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8일 모임이 한 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초청으로 30여 명이 모였다. 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9일 “이 국회부의장이 부의장 턱을 낸다고 해서 마련된 자리”라며 “1월 국회 때 싸우느라 변변한 모임을 못해 신년 인사회를 겸해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임은 당초 2월 국회 대책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었다. “2월 국회 전망도 지난해 12월 국회 때처럼 밝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비회원인 이상득 의원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참석하면서 모임의 성격이 다소 바뀌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친목 성격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있던 안국포럼 출신 소장파 의원들은 역시 안국포럼 출신 정부 측 인사들과 만남을 상시화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강승규·조해진·권택기·김영우 의원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등이다. 한 참석 의원은 “캠프 때 하듯 현안 전반에 대해 격의 없고 깊숙한 토론이 오갔다”며 “진작 이뤄졌어야 할 비공식 당정 협의와 같은 자리가 돼 아주 유익했다”고 전했다.

이재오 전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도 재선 이상이 중심이 돼 수시로 만난다. 정두언 의원이 주도하는 인문학 공부 모임인 ‘아레떼’도 매주 모인다. 가까운 의원들끼리의 소모임도 빈번하다.

사실 친이 진영은 지난해 권력 갈등 이후 사실상 맥을 놓고 있었다. 상당수는 무력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회를 거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러다간 대통령뿐만 아니라 친이 모두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이들 사이 반목의 수위도 낮아졌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3월 귀국도 예고된 상태다. 경쟁 관계인 친 박근혜계의 김무성 의원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며 세 결집을 주장하는 일도 있었다.

수도권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이젠 눈치를 볼 때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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