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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엄마에게 물어 본 '예비 초등생 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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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의 엄마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향선씨(왼쪽). 아들의 로드매니저를 자처한 곽보문씨(오른쪽)

새 학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급 학교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이 바빠질 때.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선배엄마들의 경험담이 절실하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이 3회에 걸쳐 교육 노하우를 전달한다. 두 번째 순서로 예비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을 위해 초등 대표 선배엄마들을 만났다.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1. 관리하는 엄마 vs 이해하는 엄마
 곽보문(42·구로동)씨의 아들 이준혁(12·동구로초6)군은 교육청 영재교육원 시험에 합격했다. 곽씨는 엄마의 관리능력이 아이의 실력을 결정한다고 믿는 다. 준혁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 계획을 세워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연습을 했다. 기상시간과 식사시간 등을 학교 커리큘럼에 맞춰 정하고 꾸준히 지키게 한 것.
 계획표 옆에는 스티커 붙이는 자리를 마련해 계획을 잘 지킬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주고 상도 줬다. 덕분에 준혁이는 중간·기말고사 기간은 물론 방학 때도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공부한다. 퍼즐맞추기와 큐브놀이 등을 통해 창의력과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 준 것도 도움이 됐다고. 곽씨는 “엄마도 아이도 연습이 필요하다”며 “학교라는 사회의 출발지에서 시련과 실패를 이겨내고 성공의 기쁨을 맛보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교육은 90%가 엄마 몫이다』의 저 자이기도 한 이향선(43·구로동)씨는 아들 배성철(12·동구로초6)군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많이 다녔다. 이씨는 “직접 보고 느낀 것이 교과서에 나오면 학습효과가 배가된다”며 “교과서 연계 체험학습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다니되 계획을 세우고 워크북(보고서)을 쓰는 활동을 반드시 같이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개성이 강한 성철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할까 봐 주말에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주고 아이의 생활도 슬쩍 물어보기도 했단다. 워킹맘이었지만 녹색어머니회(아침 교통지도)활동을 하는가 하면 매일 아침 아이가 기분 좋게 등교할 수 있도록 사랑의 쪽지도 전달했다.
“아이가 성장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해 주세요.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가장 필요로 하거든요.”

2.사립초등학교 vs 공립초등학교
 사립초등학교는 수업료와 스쿨버스비·급식비·특기적성교육비 등을 포함, 연간450만∼800만원 정도의 교육비를 부담해야 한다. 1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고 악기와 수영·골프 등 예체능을 의무 교과로 편성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과 특기적성교육도 공립에 비해 세분화돼 있다. 리라초등학교 한 졸업생은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받아쓰기와 구구단도 미리 시킨 덕분에 국·영·수는 곧잘 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예체능이 발목을 잡았다. “저학년 때는 아이들의 표현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림이나 음악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이 많더군요.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게 간단한 악기나 미술 정도는 가르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또 단체생활 때문인지 아이들이 질병에 자주 걸리더라고요. 수영이나 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통해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3. 외국초등학교 vs 한국초등학교
 박미선(41·삼성동)씨는 아들 김동하(14·언주중2)·동현(10·언북초4)군과 4년 반 동안 동경 신주쿠에 살았다. 박씨는 당시 7살 동하는 인터내셔널 스쿨(국제학교)에, 4살 동현이는 구립유치원을 거쳐 일본 소학교(초등학교)에 보냈다. “아이들이 일어로 의사소통을 무난하게 하기까지 6개월쯤 걸렸어요. 저도 일어를 배우기에 바빠 한국어로 말할 기회가 자주 없었죠. 한국에 돌아와 학교에 보내려니 막막했어요.”

 모국어를 한국어로 배우지 않은 동현이는 1학년 2학기 입학을 앞두고 받아쓰기 훈련에 들어갔지만 거의 빵점이었다. 국어가 잘 안 되는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도 없어 박씨가 직접 데리고 앉아 교과서부터 읽혔다. 일본 수학수업은 한국보다 수준이 훨씬 낮았던 터라 학습지로 수학실력도 보충했다. 철학 동화를 읽고 그림을 그리게 하는 미술학원에 보내 표현력도 길러줬다. 박씨는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컸다”고 귀띔했다. 덕분에 알림장도 제대로 못 써오던 동현이는 학교공부에 잘 적응하고 있단다.

 박씨는 “일본에서는 급식을 먹기 전에 꼭‘잘 먹겠습니다’라고 인사하게 하는 등 예의범절을 매우 중시하는데 한국 수업은 너무 빠르고 주입식이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성과에 급급하는 한국식 교육에 맞추려다 보니 사교육비도 많이 들었다. 미술·영어·수학학원을 다니는 동현이는 한 달에 약 50만원 정도, 동하는 외국인과 개인교습으로 영어를 배우고 경시수학도 하고 있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외국생활은 다양한 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에요. 아이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격려해줘야 할 것 같아요.”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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