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혁명>3. 일본 인터넷 검색서비스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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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인터넷 검색서비스는 전화에 비유하면 무료전화번호안내 '104 (한국은 114) 인 셈이다.

수익은 TV나 신문처럼 광고로 채운다.

" 지난 94년 미국의 벤처기업 '인포네트' 사를 설립한 스티븐 카슈회장은 요즘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수없이 많은 콘텐츠 (정보의 내용) 의 바다를 헤엄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이 사업을 놓고 일본에서는 미.일 자본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선두주자는 '야후 저팬' .미 최대 인터넷 검색서비스회사인 '야후' 사가 재일동포 사업가 손 마사요시 (孫正義) 의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지난해 4월 시작한 이 서비스는 불과 1년여만인 지난 5월 열람페이지수 (페이지 뷰) 1억을 돌파했다.

네티즌들이 광고가 게재된 페이지를 모두 1억번 본 셈이다.

현재 확보된 광고주는 70여개사로 광고수익도 안정궤도에 올라선 상태. 여기에 인포네트의 카슈회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연말 카슈회장은 인터넷관련 벤처기업 '디지털 거라쥐 (Digital Garage)' 와 '인포시크 저팬' 이란 합작사를 설립해 자체개발한 검색기술 '인포시크 울트라' 를 무기로 일본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에는 새로운 일본어검색서비스 '울트라시크 일본어판' 까지 내놓고 야후저팬을 위협하고 있다.

인포네트 저팬은 이달부터 1년간 6억엔 (약 42억원) 이상의 광고수익을 자신한다.

순수한 일본자본으로는 일본전신전화 (NTT)가 경쟁에 참가했다.

NTT는 광고자회사인 NTT애드를 통해 지난 3월 일본어 검색서비스 'goo (구 - )' 를 내놓고 지난달 광고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검색 소프트 개발에는 미국의 '인크 투미' 사를 파트너로 잡았다.

도쿄 고탄다 (五反田) 의 디자인센터빌딩 6층에 있는 '사이버 스페이스 저팬' 은 '야후' '인포네트' 등 거대자본에 맞서 인터넷 검색서비스시장에서 당당히 싸우고 있는 소자본의 벤처기업이다.

인터넷 비지니스에 일찍 눈을 뜬 호소에 하루미 (細江治巳) 사장은 95년5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시작해 이 분야의 선구자임을 자부한다.

사원은 정규직 5명과 재택근무하는 10명의 계약사원뿐. 이 회사의 검색서비스 'CSJ인덱스' 는 톱페이지 액세스수가 매월 2백만~3백만정도로 꽤 선전하고 있는 편이다.

일본 최대 취업정보회사 리크루트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일반 콘텐츠제공자의 홈페이지 중개사업을 시작했다.

무명의 콘텐츠중 내용이 알찬 것을 골라 자사 홈페이지 '스타트 페이지' 에서 소개해주는 사업이다.

독자적인 '살빼기 방법' 을 아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내용을 PC통신을 통해 리크루트사로 보내면 '지방을 태우는 30일간의 신체개조술' 이란 이름의 홈페이지가 만들어진다.

리크루트사는 이렇게 수집한 수백건의 콘텐츠를 ▶미술.음악.영화▶취미▶비즈니스▶정치▶음식▶학습 등 내용별로 분류해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덴츠 (電通)에 따르면, 일본의 인터넷 광고시장규모는 지난해 16억엔이었으며, 올해는 적어도 40억엔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1억달러가 넘는 미국의 인터넷 광고시장에 비하면 아직은 보잘 것 없는 규모지만 2000년에는 줄잡아 5천억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년만에 2배 이상씩 커져가는 일본시장을 놓고 벌이는 미.일 자본경쟁은 점차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도쿄 = 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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