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증권사 CMA 들 땐 담보채권 질 따져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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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치면서 투자자들이 움츠러 들고 있다. 대박을 노리는 ‘고위험·고수익 투자족’보다는 최소한 원금 손실은 없어야 한다는 ‘안전자산 투자족’이 대세다. 지난달 머니마켓펀드(MMF)에 19조원가량이 몰려든 것도 이를 반영한다. 이런 때 돈이 몰리는 곳 중 하나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다. CMA 잔고는 지난달 다시 30조원을 돌파했고, 계좌 수는 사상 처음으로 800만 개를 넘어섰다. 재테크에 조금만 관심 있는 샐러리맨이라도 CMA 한두 계좌는 보유하고 있다.

대신증권 안경환 채권부장은 “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3%대의 이자를 붙여주는 데다, 웬만한 금융서비스는 제공해 주는 실속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한다. CMA 서비스는 계속 진화해 최근엔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도 하고, 급여이체는 물론 공과금을 자동으로 납부할 수도 있다. 연계 은행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CMA 금리는 과거 금리가 높았을 땐 5%대였지만 최근에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3%대에 그치고 있다.

CMA의 안정성은 증권사의 재무구조에 달려 있다. CMA는 대부분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운용된다. 증권사가 자금을 유치하는 대가로 담보 채권을 제공하고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재무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안 부장은 “국내 증권사는 ‘증권사 판 BIS 비율’에 해당하는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이 기준치인 150%보다 매우 높다”며 “CMA 계좌의 안전성은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대신 고객이 CMA 계좌에 가입할 때 꼭 따져볼 게 있다. 증권사가 담보로 제공하는 채권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어떤 CMA는 안전성과 환금성이 제일 높은 국고채나 통화안정증권들로 보유 채권이 구성돼 있다. 산금채처럼 안전성이나 환금성이 높긴 하지만 국고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채권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또 카드사나 캐피털사의 채권이 있거나 회사채로 담보 채권을 구성한 CMA도 있다. 안 부장은 “투자자들은 겉모습보다는 담보 채권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CMA 환매를 요청할 때 증권사 보유자금으로 주거나 담보 채권을 팔아 환매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의 안전성과 환금성이 높으면 갑작스럽게 환매를 요청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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