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정서 자극 개발 공약 남발 - 與 강원지역 합동연설회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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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일 춘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선 지역개발공약'남발'이 두드러졌다.일부 후보는'강원 무(無)대접론'등 주민정서를 자극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대의원 5백여명과 참관 당원 2백여명등 7백여명의 청중은 지역개발공약때보다 당의 단합과 21세기 발전을 강조할 때 더 많은 박수를 보내는등 대체로 차분하게 후보연설을 경청했다.

연설회장 밖에는 각 후보 진영의 청년당원들이 각각 20~1백여명씩 눈에 띄었는데 연설이 끝나자 건물 앞에서 지지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무동을 태우는등 세력과시도 서서히 나타났다.

…후보들은 한결같이 강원지역 개발론을 연설에 끼워넣어 연고후보가 없는 이 지역 대의원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 최병렬 후보는“안보상 이유로 강원도의 개발이 제한되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며“관광낙원으로 개발하면 부자도(富者道)가 될 수 있다”고 역설. 이한동 후보는“오늘은 강원도가 36년동안의 정치 들러리를 청산하는 날”이라고 규정한뒤“양반이라고 하는 충청도도 6.27선거를 통해 핫바지를 벗어 던졌다”고 자극. 이회창 후보도“강원도에 첨단 정보단지와 관광단지를 유치해 강원도가 약속의 땅,미래의 땅에서 실현의 땅,현재의 땅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 이수성후보는 총리시절 고성 산불,동해안 무장공비 침투사건등으로 강원도를 많이 방문했다며 친근감을 강조. 김덕룡 후보는'접경지역 개발 특별법'제정과 국제관광특구 건설등을 공약했고,이인제 후보는“대통령이 되면 강원도를 우리나라 생명공학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고 공약. …후보들은 자신과 강원도를 연결짓느라 부심했는데 이인제후보는“저는 인제군(麟蹄郡)처럼 항상 여러분 옆에 있다”며'연고'를 주장했고,박찬종 후보는“제 애창곡이'소양강 처녀'”라고 소개. …두번째 합동연설회인 이날부터 후보들간의 신경전도 서서히 표출되는 양상. 이회창후보가 이한동후보의“민정계 평생동지 여러분”이란 표현에 대해“이제 와서 민주계.민정계를 찾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공박하자 이한동후보는 눈을 지그시 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최병렬후보가“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사람쓰는 방법이나 정책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비판하자 이번엔 김덕룡후보가 외면. 이수성후보는“하와이대 박한식교수가 북한에 가 혁명열사 묘역을 뒤져보니 이충영(李후보의 선친)묘는 없고 학도병 대장 이축녕 묘가 있다더라”고 자신을 둘러싼 흑색선전 내용을 해명. 시종 힘찬 목소리로 세대교체론을 강조한 이인제후보가“야당의 두 金총재를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있다”며“세계는 젊은 지도자의 시대가 오고 있다.일꾼 대통령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자 최병렬.이한동후보는 귀엣말 도중 빙그레 웃기도.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박찬종후보는“누가 8백만표의 옹골찬 표를 갖고 있는 DJ를 꺾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뒤 서울대 상대 졸업,공인회계사회 회장역임등 자신의 학.경력을 강조한뒤'경제대통령 박찬종'을 여러차례 역설. 춘천=김현종.김종혁.최훈 기자

<사진설명>

7일 춘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경선후보들이 연설회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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