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자영업 하는 50대 후반인데 … 노후설계는 어떡하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Q : 경기도 안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 후반의 가장이다. 가게 일을 함께 돕고 있는 아내, 대학 4학년 된 아들과 살고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싶은데 집이 작아서 고민이다.

몇 년 안에 일을 그만둘 텐데 노후 설계를 어떻게 하면 좋은가.

A : 조그만 야채 가게를 하는 안씨의 월수입은 320만원이다. 이 돈으로 생활비 100만원, 대출 상환금 100만원, 차량 유지비·보험료 등으로 120만원을 쓴다. 안씨는 83㎡(25평) 연립주택에 살고 있고, 오래전 사둔 근처의 아파트(50㎡·15평)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있다. 안씨는 시장 인근에 2억원짜리 상가도 한 채 갖고 있다. 이 상가를 살 때 36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안씨의 순자산은 모두 5억원쯤 된다. 안씨는 연로한 부모님과 함께 살고자 하는데 집이 좁은 게 문제다. 안씨는 그래서 작은 집 두 채를 팔아 큰 집을 살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길 기다리며 전세로 옮길 것인지를 물어 왔다. 올해 57세가 된 안씨는 3년 뒤에는 연금이 160만원쯤 나온다. 그즈음에는 지금 하는 일도 그만둘 생각이다.

# 재건축 가망 없는 연립은 팔아라

안씨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소득이 크게 늘 가능성도 낮다.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처분해 노후 자금을 마련했으면 한다. 30대라면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도 있지만 소득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50대는 부동산 보유 비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 상가와 아파트는 보유하되 재건축이 확실치 않은 연립주택은 처분했으면 한다. 부동산 시장이 아직은 불안정하니 우선은 106㎡(32평) 규모의 전세 아파트를 얻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좋겠다. 안산에서 이 정도 전세 아파트면 1억원이 좀 넘는다. 1억7000만원짜리 연립주택을 판 금액과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를 9000만원에 전세 주면 모두 2억6000만원이 생긴다. 여기서 전세 얻을 돈을 제하고도 1억5000만원의 현금이 남는다. 안씨는 이 돈으로 상가대출금 3600만원도 갚았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안씨가 투자할 자금은 현금 1억1400만원과 이자로 나가던 월 100만원의 여유 자금이다.

# 회사채·CP에 단기 투자를

1억원의 현금은 장·단기로 나눠서 운용했으면 한다. 우선 6000만원은 단기 채권 투자를 권하고 싶다. 최근 3년 만기 회사채(신용등급 AA-) 금리는 연 7.4%, CP(기업어음·3개월물) 금리는 6% 수준이다. 안씨가 6000만원을 CP에 투자하면 3개월마다 약 9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원금과 함께 재투자하면 목돈 굴리기 방법으로 무난하겠다. 다만 채권 투자는 부도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신용등급 BBB 이상에 투자하길 바란다. 또 3000만원은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 두었다가 향후 증시 향방을 봐서 주식형 펀드 가입을 겨냥해 보자. CMA 수익률은 3~3.5%로 높지 않지만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쳐준다. 나머지 2400만원은 채권형 펀드에 투자를 권한다. 올해 말까지 3년 이상 회사채형 펀드에 거치식으로 가입하면 배당세 면제 혜택이 있다. 이와 같이 분산 투자로 잘 운용해 수익을 낸다면 65세 은퇴 시점에 2억원쯤 마련할 수 있겠다.

매월 이자로 나가던 100만원도 알찬 종잣돈이다. 이 중 60만원은 적립식 펀드를 고려해 보자. 지금 펀드 투자를 권유하면 찜찜해하겠지만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적합한 투자 방식이다. 절반은 원자재 펀드에 넣고 또 절반은 주식형 펀드에 넣어 두자. 최근 경기 침체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만 하더라도 고점 대비 70%가 하락한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각국의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에 따른 수요 확대 국면이 오면 수혜가 예상된다. 남는 40만원은 자녀 결혼 자금용으로 돌리자. 이는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기주택마련 펀드가 무난해 보인다.

# 적금 줄이고 보험 더 넣어야

안씨 부인은 생명보험사의 건강보험 형태의 공제 상품에, 안씨와 대학생 자녀는 상해의료보장 공제 상품에 각각 가입해 있다. 부인의 보험은 보장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진단금·수술·입원 항목이 골고루 갖춰져 있어 유지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안씨와 자녀가 가입한 상품은 보장 기간이 짧고 내용도 부실하다. 다쳤을 때 300만원 한도에서 보장이 되므로 질병과 큰 사고 발생 때는 무방비다. 따라서 손해보험사의 실비 보장 상품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진단금 등을 추가해 1억원 한도로 설계할 경우 안씨는 7만원, 자녀는 2만원만 더 내면 된다. 추가 되는 9만원은 22만원씩 붓던 적금을 줄여서 내면 되겠다.

이봉석 기자



◆이번 주 자문단=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 본부장,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이사, 백찬현 푸르덴셜생명 컨설팅 라이프플래너, 정영민 삼성생명 세무사(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상담 신청=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로<신청(mindwash@joongang.co.kr>, 02-751-5852, 3)하시면 됩니다(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상담을 받으려면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사회 공헌 활동인 ‘위 스타트 운동’에 5만원(계좌 기업은행 035-061482-04-011 위스타트운동본부)을 기부해야 합니다.

◆신문지면 무료 상담 신청=지방에 계신 분이나 직접 방문이 어려울 경우 e-메일(asset@joongang.co.kr>)로 연락 주십시오. 무료로 상담해 주고 상담 내용은 신분이 드러나지 않게 신문에 싣겠습니다. 본인 전화번호와 자산 현황, 월 현금 흐름, 상담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 주십시오.

◆후원=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하나금융지주(가나다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