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서핑차이나] 하나의 유령이 지금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나의 유령이 지금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중국위협론이라는 유령이. (A spectre is haunting World-the spectre of China threat.)
……
이 사실로부터 두 가지 점이 도출된다.
Ⅰ. 모든 세계 각국은 이미 중국을 하나의 세력으로 인정했다.
Ⅱ. 지금은 중국이 중국 자체의 선언을 통하여 전세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견해, 목적, 경향성을 발표하고 중국위협론이 유령이라는 그 옛날 이야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시기이다.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1848년 집필한 공산주의자들 최초의 강령성 문건 ‘공산당선언’을 2009년에 다시 쓴다면 이렇게 쓰지 않을까?

중국이 ‘몰매’를 맞고 있다.

그 선봉에 미국이 있다. 중국인들의 저축이 전세계 금융위기의 원인이라는 기사가 미국 주요 권위지의 1면을 장식하더니, 중국어에 능통한 미국 신임 재무장관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다보스포럼에서 가이트너에게 대답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吃一塹,長一智)”라는 말을 너희는 모르냐고.

물론 그전에 미국에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번 ‘난리’의 진짜 원인은 중국인들의 저축율이 아니라
“몇몇 경제체제의 부적절한 거시경제정책과 장기간의 낮은 저축과 과도한 소비로 특징지어지는 지속불가능한 발전 모델, 이익추구에 눈먼 금융기구들의 과도한 확장, 금융 및 평가기구의 자율 결핍, 리스크 정보와 자산 가치 산정의 거짓, 금융 감독과 금융 혁신의 부조화에 따른 금융파생상품의 끊임없는 축적과 확산”이라고…

이어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으로써 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2일자 FT는 원자바오의 ‘자상한’ 사진을 대문짝 만하게 싣고 중국 경제 책임자의 생생한 육성을 전 세계에 전했다.
"시의적절하며 단호한 새로운 (경기부양) 대책을 취하게 될 것", "모든 조치가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것", "위안 환율을 균형 있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베이징의 방침"…
더불어 가이트너의 발언에 대해 오바마 미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보통 위기 국면 탈출을 위해서는 내부 결집이 필요하며, 외부의 적을 이용해 내부를 굳히는 전략은 병법의 ABC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 이면에는 이런 전략이 숨어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의 이 ‘다툼’ 속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이 시대의 ‘책사(策士)’들께서 아래에 덧글로 적어주시면 어떨까요?


신경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