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을 키우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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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이 미래를 이끈다."북부교육청에서 개최한 창의력 큰잔치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보윤양과 이건찬군.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의력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핵심적인 자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초 북부교육청에서 개최한 창의력 한마당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보윤, 이건찬 학생은 ‘창의력의 근본은 독서’라고 말한다.

소설 속 인물을 토대로 역할놀이
“이 곤충은요, 다리 하나에 뿔 하나, 눈이 4개 달린 곤충인데요. 눈 2개는 우리가 보는 세상을, 나머지 2개는 우리가 볼 수 없는 영혼을 볼 수 있는 눈이에요.”

 김보윤(자운초 5년)양은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네눈박이 곤충’으로 형상화했다. 김양은 이 작품으로 지난달 10일 서울시 북부교육청이 주최한 제1회 북부 창의력 큰잔치에서 창의력 경연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 흔한 창의력 관련 학원을 다니거나 별도로 배운 적이 없다는 김양이 이런 큰 상을 받은 배경에는 책이 있다. 김양은 자타가 인정하는 독서광이다. 친구들과 놀기보다 집에서 소설 속의 인물을 토대로 역할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는 게 훨씬 재밌단다.“책을 읽으면 장면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방학 때는 하루 7~10권 정도를 읽는다. 그것도 어린이 문고판처럼 얇고 짧은 분량의 책이 아니라 어른들도 읽기 힘들어하는 두께의 일반 소설류를 좋아한다. 책을 많이 읽다보니 자연스레 속독 훈련이 된 것.
김양의 어머니 이영미(39·창동)씨는 “보윤이가 워낙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하다”며“그림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특히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 이야기 꾸미기를 잘한다”고 귀띔했다.
 

문제 풀 때도 자기만의 방식 고집
창의적 구조물 만들기 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건찬(신창중 2년)군. 이군은 2시간 동안 나무젓가락 100개, 고무밴드 100개를 이용해 만든 다리로 65㎏의 무게를 견뎌 최고점을 받았다. 이군은 북부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서 지난 1년간 영재교육을 받은 바 있다. 이군을 지도한 임귀선(신창중) 교사는 “건찬이가 모든 과목 성적이 뛰어나진 않지만 과학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학교수업에서도 마분지를 접어 만든 다리에 다른 학생들보다 2배 이상의 물건을 올려 1위를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군의 어머니 최미영(40·상계동)씨는“기존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나름의 방식으로 문제에 매달려 끝내는 다 풀어낸다”며“조금 산만한 편이지만 과학이나 수학 도형 등 관심 있는 분야엔 참을성 있게 몰두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군 역시 책에 관심이 많다. 소설이든 과학잡지든 가리지 않고 읽는다. “작가 생각이 내안으로 들어와 내 지식이 되는 것 같아요. 이미 내 안에는 많은 사람의 지식이 자리 잡고 있는 셈이죠.”

 김양은 작가를 꿈꾼다. 책 읽는 기쁨을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책을 쓰고싶어요. 창의력이요? 상상력과 같은 것 아닌가요. 노력에 달린 것 같아요. 다르게 생각하려는….”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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