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 스타’ 강민성 강사, 화려한 타이틀 뒤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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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인강 강사 강민성씨. 그는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경영자"이자, 강의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선생님"이다.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스타 강사, 억대 연봉,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 인기 있는 인강(인터넷 강의) 강사들에게 붙는 화려한 수식어다. 그들에겐 어떤 특별한 것이 있을까. 사회탐구 영역 강민성(37) 강사(이투스)의 바쁜 일상을 따라가 봤다.


  아침 느지막히 대치동의 한 학원에 나타난 강민성 강사. 정오가 가까운 시간이다. 그러나 이것도 방학 특강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거란다. 학기 중에는 인강 동영상 촬영에 힘을 쏟느라 오프라인 강의를 대폭 줄인다.
강의실에 학생들이 빼곡히 들어차고 강씨의 수업이 시작됐다. “오늘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좌절하는 붕당정치 부분을 배울 거예요.” 기자가 학창시절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던 국사다. 동인, 서인, 당파,예송… 애를 써도 외워지지 않던 내용인데, 사건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강씨의 시원한 입담으로 설명 들으니 이상하게 재미있다. 강의는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졌다.

 학원 수업이 끝나자마자 강씨는 발걸음을 재촉해 인근의 스튜디오로 향했다. 동영상강의 시스템이 마련된 곳이다.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전속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달부터 인강 화질이 HD(고화질) 영상으로 바뀌면서 전문가에게 화장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예쁘게 보이려는 게 아니고요, 아이들이 다른데 신경을 빼앗길까봐 안정된 피부 톤으로 화장해요. 클렌징오일이란 게 있는지 얼마전 처음 알았네요.(웃음)” 선명한 판서를 위해 분필도 신경을 쓴다. 혼자 카메라를 보고 강의를 하면 표정이 어색해져 몇몇 학생들을 불러다 놓고 촬영하기도 한다. “온라인 강의라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많아요. 판서를 하면서도 어깨 너비의 두 배를 넘지 않도록 조심하고요,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맞춰 강의를 완성하려고 하죠.”

 촬영을 마친 뒤엔 건강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2번 요가 개인지도를 받는다. 강씨는“강사들에겐 체력관리가 무척 중요한데, 사실 지금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각. 수업 조교, 콘텐츠기획팀과 함께 회의를 시작했다. 강씨는 정기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수강생의 지역별·연령별 정보 등을 분석한다. 영화 ‘화려한 휴가’ 시사회, 국립중앙박물관 단체 관람, 지도가 그려진 메모지 배포 등의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나 자신과 학생 모두를 위한 이벤트·마케팅을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어떤 시안이 가장 나아 보여요?” 새로준비 중인 교재 도안 후보를 놓고 기자에게 묻는다. 이날은 마케팅 기획과 교재 편집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종이 질이 이 정도라면 이 컬러가 가장 나아요. 색이 너무 화려하면 번잡스러우니 단순하게 가죠.”
“BI(Brand Identity)도 제대로 만들어야 해요. 마케팅 할 때 계속 사용될 건데.”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간다.

 수업 자체에 대한 고민은 말할 것도 없다. 수업의 틀을 몇 달씩 고민하고, 이를 토대로 수업에 맞는 교재를 제작해야 한다. 문항을 개발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다. 출판물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상도 끊이지 않는다. 말 한마디에도 파장이 커 수업 연구에도 신중해야 한다.

 강씨는 “인강 강사는 직접 대면이 아닌, 모니터를 통해 보여주는 강의를 하지만,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며 “아이들도 강의를 보면서 그걸 느낀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칠판 앞에 마이크 잡고 서는 것,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이 마냥 좋다는 그는 장학 재단을 만들 계획이라 더욱 바쁘다.  
일과의 마무리는 자정을 넘기기 일쑤. 하지만 마지막 일과인 웹서핑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강사의 강의내용과 제목을 유심히 살펴보고, 경쟁사 인강 사이트에 들어가 보기도 한다. 꿈에서도 강의 생각을 하는 건아닐까. 강씨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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