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두 얼굴 공기정화.대기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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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더운 여름철 도시 생활을 더욱 짜증나게 만드는 오존 오염. 눈을 자극하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오존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등 탄화수소가 강렬한 태양 자외선을 받아 생성된다.

도시에서 VOC의 주된 발생원은 자동차 배기가스,주유소,페인트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기를 정화시키는 역할만 하는 식물도 VOC를 방출,대기를'오염'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과학잡지'바이오 사이언스'최근호에 따르면 탄소량으로 따져 연간 4억~8억의 VOC가 전세계 식물에서 방출되는데 이는 인간과 자연계에서 방출되는 전체 메탄 가스와 맞먹는 양이라는 것이다.

식물의 VOC는 광합성 과정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이소프렌.리모넨.마이르센등 탄소원자 5~9개로 이루어진 3가지가 주종. 미국 환경청(EPA)은 80년대부터 식물이 방출하는 탄화수소가 국지적인 대기오염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연구를 시작했다.

실제로 조지아주 애틀랜타시등 미 남동부지역에서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더라도 식물 VOC 발생량이 높아 오존 기준치를 맞추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고됐다.

더욱이 식물은 기온이 높고 태양광선이 강할수록 VOC를 더 많이 방출,오존생성 조건과 맞아 떨어져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 식물 VOC는 이밖에 메탄가스의 산화를 방해,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는'혐의'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때문에 VOC가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하고 지구 온난화는 다시 VOC 발생량을 높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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