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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사회>미아리 서민들 생활 코믹하게 재현 - SBS'미아리 일번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울고 넘던 이 고개애애여 한 마~는 미아리이 고개애'. 이산과 한의 공간에서 퇴폐와 향락의 상징으로 삐딱하게 인식돼 온 미아리가 드라마속에서 서민들의 풋풋한 삶터로 새롭게 조성된다.

SBS가 30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밤9시에 방영하는 새 일일극 '미아리 일번지'(극본 고혜정.연출 이종수).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 드라마는'한지붕 다섯가족'이 저마다 소박한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보여줘 45분이 짧게 느껴졌다.

미아리의 슬프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벗겨주려는듯 극중에 어두운 얘기나 악역은 거의 없다.밝은 코믹 터치드라마다.극본도'이휘재의 인생극장'(MBC)'금촌댁네 사람들'(KBS)등을 썼던 코미디작가에게 맡겼다.

작가 고씨가 밝힌 극중 배경 미아리는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하는 이들이 새로운 생활 터전으로 정붙이기를 시도하는 제2의 고향쯤 된다.하지만 서울 미아리일대가 이미 많이 개발돼 버려 드라마 야외촬영은 미아리가 아니라 서울숭인동 언덕길(낙산일대)에서 이뤄졌다.극중 전라도와 경상도 출신들의 걸쭉한 사투리 맛은 온전히 살아나지 않아 아쉬웠다.

청운의 꿈을 안고 대구에서 상경한 구만섭(연규진 분)과 서춘자(김수미 분)부부는 빚 때문에 안방을 김동만(한진희 분).이은실(이혜숙 분)부부에게 세내주고 쪽방에서 산다.전라도에서 올라와 자수성가한 형 동만의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는 동생 동수(홍학표 분)는 다방 종업원 미스 고(조민수 분)의 순정보다 세들어 사는 카페 황마담(김보연 분)을 사랑하는 청년이다.부모 반대로 동거중인 박복만(최성준 분)과 공숙희(음정희 분)부부,신통찮은 미아리 점쟁이 윤칠성(백일섭 분)도 방 하나를 이곳에 얻었다.'단장의 미아리고개'를 곧잘 부르는 김병갑(김성환 분).고창댁(조양자 분)부부는 이웃집에서 식당을 운영한다.한편 아버지가 딸(현이-최정윤 분)을 술집에 팔고 돈을 세는 장면은'비윤리적'이라는 시사회장에서의 지적에 따라 대본 수정후 다시 촬영됐다.

SBS가 메인뉴스를 밤8시로 옮기면서 9시에 방영되는'미아리 일번지'가 같은시간대에 방영되는 KBS.MBC뉴스 시청자를 얼마나 흡수해 낼지가 관심거리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드라마의 주된 배경은 한지붕 다섯가족이 오순도순 모여사는 구만섭의 집앞마당이다. 사진은 백일섭의 코믹연기가 눈길을 끄는 첫회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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