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미국 인터리그 열기 팬은 변화를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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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요즘 메이저리그는'인터리그 호황'을 누리고 있다.월드시리즈.올스타게임 빼고는 만날 기회가 없었던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팀들이 정규시즌에 맞대결을 벌이면서 관중들이 봇물터지듯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한국시간) 30게임을 갓 넘은 인터리그게임의 평균관중은 올해 리그팀들끼리 벌였던 경기보다 무려 1만명이상 많았다.정규시즌의 관중이 2만5천명 정도인데 인터리그게임은 3만5천명을 넘는다.

내셔널리그의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3연전에서 3연패했지만 관중은 역대 3연전 2위인 14만3천7백66명이 입장했다.

인터리그는 18일 뉴욕 양키스-뉴욕 메츠,시카고 화이트삭스-시카고 커브스등 동향의 라이벌팀들이 맞대결을 벌이면서 더욱 뜨거운 열기를 뿜어낼 것으로 보인다.

인터리그는 최근 수년간 관중이 줄어든데 대한 대책으로 구단주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작품'이다.

실행 첫해인 올해 팀당 15~16경기를 치르는데 벌써부터“경기수를 늘리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성공이다.

인터리그의 호황은 팬들이 '새로운 볼거리'에 목말라있다는 증거다.똑같은 일정과 스타일에 식상해있는 팬들에게 인터리그를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근거는'성적보다 팬이 먼저'라는 그들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 6개구단 단장들은 내년부터 실행하기로 한 용병수입을 유보하자고 제안했다.이같은 제안은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마련,구장으로 불러들이기를 거부하는 처사나 마찬가지다.

관중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이들의 제안은 차라리 구단을 망치자는 해사행위와 같다.이들과 같이 꽉 막힌 인사들이 야구단을 운영하니 만년 적자일 수밖에.각 구단은 인터리그 호황을 타산지석으로 여길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태일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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