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울린 조로병 한인 - 在美고교생 데니 심 나이 16세 몸은 80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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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세계적 희귀병이자 불치의 질환인'조로병'(早老病)에 걸리고도 꿋꿋하게 살아온 한 한국계 고등학생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미국 현지언론에 대서특필돼 화제다.화제의 주인공은 LA 밸리지역의 몬로고교 2학년인 데니 심(16.한국명 심혁)군. 심군은 갓난아기때부터 급속한 노화현상이 발생했다.10세 남짓한 나이에도 신체적으로는 80세 노인과 비슷해지는 조로병(Progeria)환자가 되고만 것.불치병인 이 희귀질환에 걸리면 발육이 멈춰 결국 늙은 난쟁이처럼 흉한 몰골로 변하게 되며 통상 12세를 넘기지 못한다.그러나 심군은 시한부 인생답지 않게 꿋꿋하고 밝다.게다가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이어서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81년 경기도안양시에서 출생했을 당시만 해도 심군은 지극히 정상이었으나 출생 수개월후부터 이 병의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현재 고교생임에도 심군의 키는 성장이 멈춰 초등학교 1학년생 정도인 120㎝에 불과하다.

심군의 부모는 더 나은 치료를 받아보기 위해 83년 미국으로 이민,줄곧 그를 중심으로 살아왔다.그러나 너무 희귀한 질환인 탓에 별다른 치료법도 발견되지 않아 그대로 살아왔다.하지만 이에 불구하고 심군은 지극히 정상적인 학생으로 생활해왔다.해스켈 초등학교 졸업식 때에는 학생대표로 연설하기도 했으며 학점도 최우수에 해당하는 평균 3.8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현재 심군의 고민은'얼마나 더 살까'가 아니다.16일 공부를 끝내고 교문을 나서는 그에게 가장 힘든게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공부! 요즘은 스페인어가 제일 힘들어요”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심군의 주소는 10636 Woodley Ave.#12 Granada Hill CA 91344 USA. 전화는 818-895-5297. LA지사=이규림 기자

<사진설명>

친구들과 함께 학교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데니 심군. LA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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