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지원 곡물 直送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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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성을 보내는 심정도 급하지만 받는 쪽의 사정도 절박하다.그런데도 열차수송이 늦어져 차질이 생겨나고 있다.옥수수가루 5만이 적은 양이 아니다.60을 싣는 화차 17대가 동원돼야 고작 1천이다.지난 3일간 수송된 곡물이 3천8백여,1차 지원분의 34%에 불과하다.차질이 생긴다면 19일까지 1차분마저 제대로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남북간 합의에 따라 결정한 수송방식이지만 실제로 수송해보니 이런 어려움이 나온 것이다.2차,3차때는 이런 우여곡절 겪을 필요없이 남에서 북으로 직송하는 방안을 양쪽 대표가 다시 만나 협의하는게 좋다고 본다.

철도수송 계약 자체가 촉박하게 잡혀있고 선적.통관.검역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시일이 지체된다는 것이다.중국에서 떠나는 화차의 확보도 문제지만 북한에서 되돌아오는 기간이 길어져 수송에 차질이 생겨난다.북한 철도는 대개가 전기철도다.전력난이 심각한 북한에서 철도운송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여기에 1천여 식량을 하역하고 보관하는데 드는 시간도 예상보다 오래 걸려 화차를 세워놓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1차 수송이 19일까지고 2차 수송은 27일까지 1만7천이다.제대로 보내고 제때에 북한 주민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현재 방식이 너무 늦고 비능률적이다.왜 굳이 제3국의 철도나 배를 이용해야 하나.더 큰 문제는 북한의 지정된 세곳에 하역해보았자 보관이 어렵고 이후의 배급도 북한내 어려운 수송체계 때문에 제때 전달이 힘들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수송방식 자체를 전면 검토할 필요가 있다.정부의 지원곡물 직송검토안도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자는 뜻에서 나오고 있다.기왕 지원할 바에야 보다 확실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더구나 3차분은 무더운 여름인 7월중에 보내기로 돼있다.옥수수가루라면 보관기간도 짧다.어렵사리 보낸 우리의 정성이 수송지체.장마.무더위와 겹쳐 상하기라도 한다면 이 낭패를 어찌할 것인가. 수집한 옥수수를 육로나 해로를 통해 우리가 직접 전달하는 것이다.지정된 장소에 하역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내 수송도 우리 자동차를 보내 배달까지 해주는 방안도 제의할만 하다.식량난 못지 않게 어려운게 북한의 수송체계다.하역만 한다고 제대로 전국에 고르게 배급되기 어려울 것이다.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직접전달을 제의하고 협의해 애써 보낸 우리 정성이 북한 주민에게 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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