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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스템 파격 방송가에 새바람 - 15일 첫방영 'SBS 70분 드라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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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SBS가 15일부터 방영하는'SBS 70분드라마'(밤10시55분)가 기존 방송드라마 제작 관행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SBS 70분드라마'는'KBS 테마드라마'와'MBC 베스트극장'과 같은 유형의 단막극.주목되는'실험'은 크게 대여섯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상설 드라마 시사관 운영은 획기적 시도로 평가된다.지난달 27일부터 매주(화~일요일) 성좌소극장(오후2시)과 인켈아트홀(오후1시)에서 시사회가 계속되고 있다.

시사회 자리에서 관객의 비판적 의견을 적극 수렴해 드라마를 다시 촬영하는 일도 생겼다.22일 방송되는'가방을 든 남자'(극본 김남.연출 손홍조)의 경우 시사회에서“줄거리가 너무 산만해 주제가 통일적으로 살아나지 않는다.이발사 얘기에 포커스를 맞추면 어떻겠느냐”는 관객의 지적에 따라 촬영을 다시 하고 재편집까지 했다.방송가에서는 이같은'파격'을 하나의'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BS 드라마국 이종한CP는“앞으로도 이같은 사건은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보내온 아이디어도 적극 채택하겠다는 얘기다.

철저한 사전제작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사전제작제는'임꺽정'의 경우에서부터 SBS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드라마 제작의 대원칙.SBS는 지난해 8월 기획에 착수한뒤 9월부터 착착 제작에 들어가 현재 13편을 완성한 상태.추가로 4편을 제작중이다.

인기 작가.연기자에만 연연하지 않고 신인 작가.배우를 과감하게 발굴한 점도 주목된다.

첫회에 소개되는'머피와 샐리의 법칙'이 대표적 사례.작가 배유미는 극본공모를 통해 발굴한 케이스.여주인공 강명주도 현재 월화드라마'여자'에 캐스팅되기 전 연극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이 드라마에 먼저 캐스팅됐다.

신참 PD의 참신성과 고참 PD의 연륜을 적극 살려 다양한 소재를 드라마로 그려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미혼모(강명주 분) 문제를 그린'머피와 샐리의 법칙',청와대에 출입하는 이발사(최용민 분)의 이야기인'가방을 든 남자',여자 주차단속원(심은하 분)을 소재로 한 이장수PD의'나는 원한다'(29일 방영),서른살 노처녀의 심리를 신인 작가 김도우가 묘파한'삼십세'(7월6일 방영) 외에도 도서관 사서,교수와 안마사,육아일기,산부인과 전문의등도 다룰 예정이다.

50분드라마가 주는 '짧다'는 아쉬움과 1백20분 영화의 지루함을 뛰어넘기 위해 드라마의 길이를 70분으로 잡은 것도 새로운 시도중 하나다.

SBS의 참신한 실험 성공여부는 이제 시청자의 몫으로 남게 된 셈이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시사회에서 나온 관객의 비판적 아이디어를 반영해 재촬영이 이뤄진 SBS70분드라마'가방을 든 남자'.22일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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