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공급과잉 어떻게 해소하나 - 국내외 보고서 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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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한국 자동차산업의 공급과잉 여부와 구조조정 방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삼성의 구조조정 보고서 파문을 계기로 최근 나온 관련회사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공개 또는 비공개 보고서를 요약한다.

▶현대(3월 현대경제사회연구원 보고서-'국내 자동차산업의 공급과잉과 구조개편')=영국의 한 산업조사기관은 2000년까지 세계 자동차 증설계획 1천88만대중 한국이 4백59만여대로 42.2%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 내수시장은 2000년에 이르면 공급과잉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수익성 악화.적자확대와 함께 내수 규모에 비해 완성차 업체 수가 많은 것등의 요인 때문에 국내 업계의 구조개편이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이렇게 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은 향후 5년내에 2~3개로 통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아(5월 기아경제연구소 보고서-'자동차산업 재편논의의 배경과 함의(含意)')=정부는 쌍용자동차의 경우 회생이 어려우며 삼성자동차는 사업추진이 불투명하고 기아그룹은 경영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적인 장애요인을 제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자동차가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특정기업이 부실징후를 보이면 채권은행단을 통한 정리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즉 채권은행단 주도로 부실기업 정리절차에 따른 제3자 인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우(5월 대우경제연구소 보고서-'삼성 자동차소그룹의 경영전략과 대우자동차의 대응과제')=삼성자동차는 초기투자 부담 때문에 여건상 지속적인 증자에 어려움이 있다.또 일본 닛산자동차와의 제휴관계 진전이 불투명하며 유럽 폴크스바겐과의 제휴실패,부품개발 생산업체의 부족,그룹사.협력사.연구소.신호공장과의 협력관계가 지리적으로 불리한등의 문제점이 있다.

메이커 인수.합병은 삼성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기아자동차를 인수하면 조기에 빅3 체제에서 2위로 부상한다는 계산이다.쌍용자동차 인수는 기존의 빅3체제를 빅4체제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3월 보고서'자동차산업의 과잉.중복투자 여부')=생산능력 2백만대를 기준으로할 때 국내 업체는 적정 업체수가 2개 정도 될 것이며 이 기준에서 보면 국내 업체가 다소 많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쌍용등이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대형승용차(배기량 2천㏄이상) 부문에서는 기존 업체와의 경쟁이 향후 치열해질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5월10일자'다가오는 자동차 충돌-세계적인 재편')=과잉공급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문제며 결국 메이커간 인수.합병을 통해 자동차산업의 구조개편이 이뤄진다.한국의 지난해 과잉 생산능력은 69만대,가동률은 80.1% 수준이다.그러나 2001년 총생산능력은 6백40만대에 달해 과잉분이 더 커진다.가동률도 올해 72.0%에서 2001년까지 55%로 크게 떨어진다.따라서 고정비용 상승과 치열한 판매경쟁으로 대부분의 업체가 경영악화에 처한다.인수및 합병이 아니면 문제점을 해소할 길이 없게 된다.

▶일본 일간자동차신문(5월17일자'한국 자동차산업에의 제언')=한국업체들의 사업확장 계획이 워낙 크기 때문에 엄청난 공급과잉과 구조적 불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삼성의 기아.쌍용에 대한 인수및 합병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신규진입과 메이커 합병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품질.비용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를 만들려면 머리로만 생각한 단계에서는 상상도 못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또 메이커간 합병은 기업문화라는 사안과 관련이 있어 쉽지 않다.일본 메이커는 거품경제 붕괴후의 힘든 과정에서도 합병이 아니라 제휴관계의 강화라는 방법을 채택했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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