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移通社들 출혈경쟁따라 90만원짜리가 1년여만에 9만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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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에도'휴대폰=1원'시대가 올까.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던 디지털휴대폰 값이 일부 수입품을 중심으로 10만원 아래로 낮아졌다.불과 1년여전만 해도 70만~90만원 하던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가격파괴에 휩싸인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창이 미국 퀄컴에서 수입하는 QCP-800 모델과 코오롱이 일본 소니에서 들여오는 D-500 모델이 이달초부터 롯데.신세계등 주요 백화점에서 각각 9만9천원(이하 가입비.보증금 27만원 제외)에 팔리고 있다.이들 제품은 권장소비자가격이 70만~90만원이며 연초만 해도 45만원선에 판매됐으나 지난달에는 20만원선까지 떨어졌고 급기야 한자릿수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삼성 애니콜 SCH-100 모델도 롯데백화점이 노마진(無이문)으로 33만원에 판 게 4월이었는데 이달 들어서는 18만~22만원으로 더 떨어졌다.현대 HHP-9500 모델도 4월 42만원에서 지금은 18만원선으로 낮아졌다.용산등 도매상가에 가면 더 낮은 값에도 살 수 있다.

한술 더 떠 조만간 5만원 이하인 단말기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오는 20일부터 맥슨전자제품(MAX-1000K)을 4만8천원에 팔 예정이다.이 제품의 정상가격은 70만~80만원으로 최근 용산전자시장에서 10만~13만원에 거래돼 왔다.

디지털휴대폰 값이 이렇게 폭락하는 것은 이동통신회사들이 가입비와 통화료 수입을 위해 경쟁적으로 대리점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휴대폰 단말기를 헐값에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대신 휴대폰 구매후 1년간은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해 통화료 수입으로 수지를 맞추겠다는 계산에서 출혈판매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부터'휴대폰=1엔'이 공식처럼 굳어져 있고 미국도 단말기를 가입자들에게 대부분 공짜로 나눠주다시피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10월께 개인휴대통신(PCS)까지 등장하면 디지털휴대폰의 가격하락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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