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관자놀이 꾹꾹 명절 주름살 쫙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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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마련하랴, 몰려드는 친지 대접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명절. 주부들에게 명절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올해도 설이 지나면 고된 가사노동에 얼굴 주름이 늘어날까 벌써 걱정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마음만 졸일 필요는 없다. 그런 걱정, 완전히 없앨 수야 없겠지만 돌아갈 방법은 있다. 바로 지압법이다. 연휴 기간 짬짬이 시간을 내면 좀 덜 늙고, 덜 피곤할 수 있다. 한의학과 한방미용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 불 앞에서 화끈화끈

전 부치는 데 한 시간, 또 뭐 하는 데 몇 시간, 주부들은 명절 내내 불과 함께 산다. 이렇게 되면 몸에 '조(燥)한 현상'이 생기게 된다. 대표적 증상 중 하나는 얼굴이 이유 없이 화끈거리는 것. 피부 안쪽에 열이 쌓이고 그 열을 배출시키기 위해 모공이 넓어지는 현상이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얼굴이 붓고 얼굴선도 늘어진다. 한의학에서 '음체(陰體)'인 여성은 35세가 넘으면서 음이 부족해지고 체내 수분도 모자라게 되면서 피부 노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여기에 불로 인한 열이 더해지면 피부 건조가 심해지고 피부 주름도 늘게 된다. 특히 눈 주위와 미간, 입 주위 등 얼굴 표정에 따라 생기는 주름이 심각할 수 있는데 이때 '협거'를 눌러주면 이를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 입술 바깥쪽으로 약 0.8㎝ 떨어진 협거혈을 가운뎃손가락(中指)으로 3초간 지그시 눌러준다. 그런 다음 다시 중지로 콧방울 양옆을 3초간 눌러준다. 입술 양옆을 중지로 누른 뒤 팔자 주름을 따라 작은 원을 그리며 콧방울 양옆까지 이동해 지그시 눌러준다.

# 내려다보니 이중턱

구부정한 자세로 얼굴을 아래로 향한 채 오랜 시간 음식을 만들다 보면 입술 아래 턱이 잡혀 소위 '이중턱'이 된다. 평소 엎드려 자는 습관이 있는 주부라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중턱은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로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노폐물이 한곳으로 모일 때 생긴다. 이럴 때 '승장'을 꾸준히 눌러주는 것만으로도 이중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입술 아래 움푹 들어간 점인 '승장'을 손가락으로 둥글게 돌려가며 누른 다음 턱선을 따라 귀까지 올리는 느낌으로 누른다. 그러고 나서 주먹을 쥐고 턱선을 따라 귓불까지 짧게 끊어가며 밀어 올린다.

# 먹어도 걱정, 안 먹어도 걱정

음식의 맛은 간이 결정한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은 미리 간을 보지 않는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래저래 간 볼 일이 많은 주부들. 게다가 연휴 내내 이런저런 가사에 치이다 보면 끼니를 놓치거나 아예 과식하기도 한다. 불규칙한 식사 시간과 양은 성인 여드름 등 피부 손상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럴 땐 소화기계에 효과적인 경혈을 눌러주면 좋다.

→ 팔꿈치를 안으로 굽혔을 때 생기는 주름의 바깥쪽 끝 부분인 '곡지', 손등 쪽 손목 관절 정중앙에 위치한 '양지', 손등에서 엄지와 집게손가락 뼈가 만나는 곳인 '합곡'에 엄지를 대고 세게 눌러준다.

# 기미.주근깨여, 안녕!

반가운 마음에 친지들과 늦은 밤까지 오락을 즐겼다면 잠자는 시간도 평소와 달라진다. 다음날 아침이면 기미와 주근깨가 짙어진다. 불규칙한 수면시간도 신진대사에 좋을 턱이 없다. 이와 관련된 경혈을 자극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 코와 눈동자가 만나는 '거료'를 3초간 눌러준다.

# 스트레스, 게 섰거라!

명절도 명절이지만 문제는 결국 스트레스와 피로다.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 때에 따라 증상이 다르지만 그때그때의 피로는 즉시 풀어줘야 한다. 예컨대 스트레스와 피로는 얼굴을 달덩이처럼 붓게 한다. 원활하지 않은 신진대사로 수분이 정체돼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때 관자놀이를 눌러주면 갸름한 얼굴을 되찾을 수 있다.

→ 눈썹 끝에서 얼굴 바깥쪽으로 2㎝ 정도인 관자놀이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준다. 관자놀이를 누른 상태에서 집게손가락을 이용해 눈 주위의 뼈를 따라 문지른다(3초씩 2~3회 반복). 관자놀이를 다시 누른 상태에서 집게손가락으로 '청명' '사백' '담낭'을 반원을 그리며 문지른다(3초씩 2~3회 반복).

# 어깨가 결리신다면 …

오랜 시간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팔과 어깨를 많이 쓰게 되고 어깨도 자주 결리게 된다. 이때 목 뒤 끝 부분과 어깻죽지의 중간 부분인 '견정혈'을 눌러주면 시원해진다.

→ 어깨 지압 전에 뜨거운 물수건을 대 근육을 이완시킨다. 어깨에 손바닥을 대고 엄지손가락으로 견정혈을 주무르듯 누른다. 목이나 어깨뼈를 같이 눌러주면 더욱 좋다.

강승민 기자

◆ 도움말=경희대-아모레퍼시픽 한방미용연구센터 박성규 교수(한의학),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김연준 연구원, 경희참한의원 최수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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