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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개봉 '쥬라기공원 잃어버린 세계' 극장주들 상영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컴퓨터 그래픽에 의해 6천5백만년만에 되살아난 공룡들이 한국 극장가마저도 휩쓸어버릴 기세다.

14일 개봉되는'쥬라기 공원-잃어버린 세계'가 서울에서만 17곳의 24개 스크린을 점령한 것이다.

5개 상영관을 가지고 있는 명보극장은 5개관 모두'쥬라기 공원' 일색으로 만들려고 하다 3개관을 채우기로 했을 정도다.한국의 극장주들은 이 영화를 잡기 위해 흥행 성공 전망과는 관계없이 UIP직배영화들을 열심히 걸어댔다.'쥬라기 공원'상영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작은 극장들은 이미 예고편을 상영하거나 관련 홍보물을 뿌렸다.흥행이 보증된 영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극장업자들 사이에선 이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난해부터“'쥬라기 공원'하나로 1년장사 한다”는 말이 나돌았다.부산의 한 극장은 아침 일찍부터 심야까지 하루 6회 상영할 것으로 알려졌다.이 영화를 배급하는 UIP코리아는 애초에 40개의 필름프린트를 들여왔으나 극장측의 상영요구가 거세지자 필름프린트를 더 들여올 것도 검토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쥬라기 공원'의 이같은 돌풍은 사실 예고된 것이었다.'잃어버린 세계'에서 공룡들이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상륙해 문명세계를 조롱하듯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는 내용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첨단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공룡들의 위용을 보는 눈요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5월 넷째주 개봉된'잃어버린 세계'는 현지 연휴 특수에 힘입어 나흘만에 9천2백만달러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려 신기록을 세웠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1편에 비해 다소 약하다는 반응이 나와 관객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므로'쥬라기 공원'은 국내 흥행사상 가장 많은 2백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인'사랑과 영혼'의 기록을 넘본다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명성으로 단기간내에 집중적으로 수익을 뽑겠다는 것이다.

수년전부터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은 이른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지배하는 시기로 통한다.화산 용암이 로스앤젤레스를 덮치는 스펙터클 액션물'볼케이노'가 지난달 개봉되면서 시작한 흥행대작들의 파도는'쥬라기 공원'에 이어 28일 개봉되는 대형 탈옥 액션물'콘 에어'등으로 이어진다.

한동안 우리 극장가는 한국영화의'잃어버린 세계'가 될 전망이다.이 기간중 한국영화로는 최진실.이경영 주연의'베이비 세일'이 거의 유일하게 맞설 예정이다. 채규진 기자

<사진설명>

6월 중순부터 여름 극장가가'쥬라기 공원-잃어버린 세계'를 필두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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