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재개발 참사] 파장 수습 분주한 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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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경찰청장 후보자인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0일 서울 용산 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TV 화면 촬영]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20일 용산 재개발 농성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경찰청사에서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김 청장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겼다. 너무 안타깝고 애석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직접 사건이 발생한 남일당 건물을 찾아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둘러봤다.

경찰 수뇌부들은 예상 밖의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하자 급히 현장을 찾았으며 “신속한 진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파장을 수습하는 데 분주했다. 진압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했던 김수정 서울경찰청 차장은 오후 3시30분쯤 직접 용산경찰서를 찾아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백동산 용산서장이 특공대 투입 때의 상황을 브리핑했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서울경찰청 차장이 다시 나선 것이다.

김수정 차장은 “도심지에서 화염병과 쇠구슬·돌이 날아다녀 승용차가 부서지는 등 시민이 피해를 보았다”며 “시간을 더 끌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일반 경찰보다 고도로 훈련된 경찰특공대가 적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과잉진압’ 논란에 적극 해명하려는 모습이었다. 김 차장은 “수십 차례 대화하자고 요구했고, 어젯밤 10시에 최후 통첩을 했다. 과격 시위이기 때문에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선 경찰서도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경찰관들은 종일 뉴스에 집중하며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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