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태균식품의약전문기자의Food&Med] 채식은 얼마나 안전한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우리 국민의 식탁은 아직 채식이 주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인당 하루 평균 1283g의 식품을 섭취하는데, 이 중 식물성 식품이 1027g, 동물성 식품이 256g이다. 8 대 2의 ‘황금 비율’이다.

채식의 장점은 한둘이 아니다. 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암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 체중관리에 도움을 준다.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식중독균은 대부분 세균이며 이들이 탄수화물(곡류·채소·과일)보다 단백질(고기·생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채식은 살모넬라균·포도상구균·비브리오균 등 식중독과는 별 연관이 없을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무리는 아니다. 국내에서 과일이 식중독의 원인식품이 된 사례가 아직 한 건도 없고 채소와 그 가공품에 의한 식중독 건수도 2006년 3건, 지난해 1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서구에선 오염된 채소·과일이나 그 가공품에 의한 식중독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에선 땅콩버터의 살모넬라균(식중독균) 오염 파동으로 43개주에서 470명이 감염되고, 90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중 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미국은 살모넬라균이 4월에 토마토에서, 9월에 고추에서 발견돼 홍역을 치렀다.

 채소·과일에 식중독균이 오염되는 경로는 크게 보아 다음 두 가지다. 가축의 분변 등을 통해 토양에 유입된 식중독균이 식물의 재배과정에서 오염되는 것이다. 또 육류를 썰던 칼·도마 등 조리기구로 채소를 다듬으면 식중독균이 오염될 수 있다. 이를 교차오염이라 한다.

국내 통계로는 과일·채소에 의한 식중독이 전무하다시피하지만 실상은 서구보다 적지 않으리라 기자는 판단한다.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우리의 채식 비율이 서구보다 높다. 

둘째, 새싹 채소를 생으로 즐겨 먹는다. 새싹 채소는 습기차고 따뜻한 곳에서 재배돼 식중독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 식품과학과 마이클 도일 교수가 “어린이·노약자·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겐 새싹채소가 결코 안전한 식품은 아니다”고 우려했던 기억이 난다.

셋째, 채식은 곧 ‘웰빙’이란 인식이 너무 강해 식중독에 걸린 뒤에도 자신이 섭취한 채소·과일엔 혐의를 두지 않는다. 채소에 의한 식중독은 당국에 신고되지 않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채식에 의한 식중독은 대처가 쉽지 않다. 채소에 열을 가하면 상품성이 떨어져 식중독균을 한방에 보낼 수 있는 카드(가열)를 꺼낼 수 없어서다. 현실적인 대안은 철저한 세척과 개인 위생관리(손씻기)다. 

흐르는 수돗물과 과채 전용 세제(1종 세제)를 사용해 잘 세척하면 식중독균의 90% 이상(전용 세제 사용시 95% 이상)이 제거된다. 덤으로 채소에 남은 잔류 농약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사과·토마토 등 껍질째 먹는 과일은 물론 바나나·귤·참외 등 껍질을 버리는 과일도 일단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식중독균·잔류 농약이 손이나 칼을 통해 과육에 오염될 수 있어서다. 미리 세척해 포장한 사과 등도 먹기 전에 다시 씻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J-HOT]

▶ 현대차 근무 10시간→9시간→8시간…"월급은?"

▶ 50kg장비 메고 수중용접·폭파하는 30대女

▶ 전지현 "누군가 내 휴대폰 훔쳐봐" 충격고백

▶ "감기환자가 소주 마시거나 사우나서 땀 내면…"

▶ '엄친아'에 '마친남'인 그 때문에 'MB 스트레스'

▶ 생으로 먹는 '새싹 채소' 정말 몸에 좋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