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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주부 입맛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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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백화점 서울 강남점이 강남 주부 입맛 공략에 나섰다. 식품관을 전면 개·보수해 지난해 11월 새롭게 문을 열면서다. 롯데 강남점은 강남권에선 매출액 꼴찌다. 그런데 재개관 두 달 만에 식품관 매출이 50% 늘자 기존 강자 현대와 신세계백화점이 대응하느라 바빠졌다.

◆롯데의 대공세=롯데가 그랜드백화점을 인수해 강남점으로 새 출발 한 것은 2000년 6월. 하지만 강남 주부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랜드백화점 시절 “신선 청과는 강남에서 최고”라는 입소문에 주부들이 찾던 식품관마저 매출이 뚝뚝 떨어졌다. 이철우 롯데쇼핑 사장은 2007년 2월 취임한 뒤 이 상황을 보고 “강남 식품관의 옛 명성을 회복하라”고 지시했다. 전문 컨설팅을 받았고, 직원들이 경쟁사 식품관을 세밀히 조사했다.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 타워팰리스와 도곡렉슬에 사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문도 했다.

롯데는 2년간의 조사와 6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식당가를 식품관 옆에 붙이기 위해 8층에서 지하 1층으로 옮겼다. 백화점 업계로는 처음이다. 식품관과 식당가 전용 에스컬레이터와 입구도 따로 설치했다.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던 롯데 자체 운영 베이커리 ‘포숑’은 구석 주차장 출구 쪽으로 밀었다. 그 대신 압구정동에서 입소문이 나 있던 베이커리 ‘본누벨’에 사정해 가장 목 좋은 자리를 내줬다. “인테리어를 우리가 다 해줄 테니 기술과 설비만 가져오라”고 설득했다. 그 결과 베이커리 전체 매출은 2.5배 늘었다.

고객 동선의 사각 지대엔 파격적으로 495㎡ 규모의 대형 와인숍을 만들었다. 가게 전체가 17~18도 사이로 온도가 유지되는 와인 셀러다. 와인숍에서 와인을 사 식당가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코키지 차지(갖고 온 와인을 마실 경우 식당에 내야 하는 돈) 없이 마실 수 있도록 했다. 풀무원의 유기농식품 브랜드 올가도 495㎡ 대형 매장을 차려 입점시켰다. 두 달 만에 올가는 보통 올가 점포의 4배 수준인 월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신세계의 맞대응 작전=보통 백화점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선으로 크지 않다. 그러나 과일과 야채, 정육까지 대형마트 대신 백화점에서 사 먹는 사람은 최상류층으로 볼 수 있다. 백화점 업계가 식품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신세계가 2000년 10월 처음 강남점을 열었을 때 유명 수입식품 코너를 신설하고 델리를 강화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가 식품관을 완전히 바꾼 것은 일명 ‘스펀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롯데 식품MD개발프로젝트 김상권 팀장은 “옷이나 패션 용품을 사러 온 고객들까지 쫙 빨아들여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와 신세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식품관 개·보수를 한 지 얼마 안 된 현대는 서비스 강화를 변화의 주축으로 삼았다. 건강식품 코너에 뿌리삼 추출기 등 새로운 상품을 추가하고, 고객 상담 의자를 새로 배치했다. 또 쉽게 포장해 사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형 간식 먹거리를 고객이 자주 다니는 한가운데에 배치했다. 또 장바구니 도우미들에게 워키토키를 지급했다. 2000년 강남점 문을 연 이후 한번도 식품관 개·보수를 안 한 신세계도 하반기에 전면 보수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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