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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업체 난립 부작용 - PC통신 '젖줄' 2천곳중 흑자 10%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PC통신에 미팅.배우자.화상펜팔 정보등을 올리는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정보 제공 대가로 월 4천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

결혼상담을 주업으로 하는 듀오는 정보가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데이터베이스(DB)를 제작,부업으로 시작한 사업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잘 나가는'정보제공업자 (IP:Information Provider)가 됐다.PC통신이 정보화의'동맥'으로 떠오르면서 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생활정보등 각종 DB를 만들어 IP사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아이디어만 좋으면 큰 돈 안들이고 재택근무를 하며 짭짤한 수입을 올릴수 있는 IP는 정보화시대의 유망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부분의 IP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질(質)좋은 DB 양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정보제공협회가 최근 실시한 IP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2천여개 IP중 이익을 내는 업체는 10% 정도에 불과하고 월 매출이 2백만원도 채 안되는 곳이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P들은 현행 수익배분율이 턱없이 낮아 목을 옥죄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통상 PC통신 업체들은 기본.유료등 두가지 형태의 정보를 제공한다.IP들은 네티즌들의 정보이용시간에 따라 PC통신업체로부터 각 정보 매출액의 40~60%를 배분받게 돼 있지만 IP중 90%는 계약조건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실제로 받는 돈은 30~45%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들 IP의 주장이다.

한국정보제공협회 전영수(全英洙)과장은“IP들이'소작농'형태로 설 땅을 잃고 있다”며 “수익배분율을 최소 50대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PC통신사들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천리안 관계자는“IP 수수료를 정액제와 종량제로 병행,인기 정보는 매출액의 60% 이상을 거둬간다”고 밝혔다.월 50만~2백만원의 최저 수수료를 보장해줘도 몇달동안 돈만 챙기고 자료를 경신하지 않는'얌체족'이 많다고 지적한다.하이텔 관계자는“부실 정보를 올린 IP들이 매달 4~5군데씩 폐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최성규(崔聖圭)본부장은“이같은 불신을 없애려면 정보의 질(質)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정보등급제'나 '품질인증제'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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