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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재보선] 선거결과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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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신기남 당 의장(왼쪽에서 셋째)과 정동영 전 의장(左) 등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4일 같은 당 진철훈 제주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승리를 다짐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제주=장문기 기자]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4일 제주 서귀포에서 가진 유세에서 같은 당 김태호 제주지사 후보(左)와 함께 양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제주=장문기 기자]

6.5 재.보선을 하루 앞둔 4일 여야 지도부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7대 총선에서 승리한 지 50여일 만에 다시 시험대에 오른 열린우리당이 부담감은 크다. 안심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당 패배 땐 조기 전대 가능성=열린우리당은 4일 현재 광역단체장 선거의 판세를 '전남 우세, 부산.제주 접전, 경남 열세'로 보고 있다. 네곳을 모두 지거나, 한곳만 건질 경우엔 패배다. 이 경우 신기남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 문책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얘기다. 신 의장이 버틸 경우 당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신 의장은 4일 제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을 받고 "선거 결과와 지도부 거취는 상관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그의 입장을 거들 인사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반대로 전남.제주에서 2승을 하거나, 다른 곳은 지더라도 부산에서 승리할 경우 신 의장 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혁규 총리 카드는 그대로"=여당이 패했을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까. 전망은 두 가지다. '개혁 속도 조절론'과 '개혁 속도 가속론'이다.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영남을 향한 동진(東進)정책이 실패하고, 전남까지 민주당에 넘겨주는 상황이 발생하면 노 대통령은 개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 경우 김혁규 카드를 재고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생각은 다르다. 핵심 인사는 "이번 선거는 지역구도를 완화하느냐, 마느냐에 그 의미가 있다"며 "지역구도를 못 깼다고 해서 개혁의 속도를 늦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로 볼 때 선거에 질 경우 개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특히 김혁규 카드는 영남의 선거 결과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 선거 결과에 관심 집중=한나라당은 부산과 경남을 지켜야 할 입장이다. 경남은 안심하고 있지만 부산은 아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한나라당 측 주장이다. 만일 한나라당이 부산에서 진다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영남의 핵심 지역에서 큰 구멍이 뚫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근혜 대표 체제도 위기를 맞게 된다.

열린우리당이 부산에서 질 경우 노 대통령과 여당의 실망감은 클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총선 승리를 비롯 20~30년 집권계획을 가다듬는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득표율도 봐야 한다고 여권인사들은 강조한다. 만일 여당이 부산에서 지더라도 40%대 득표할 경우 영남 공략에 다시 희망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엔 노 대통령의 동진정책이 더 활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 한나라당을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수호 기자<hodori@joongang.co.kr>
사진=장문기 기자 <cha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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