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아시안>카자흐스탄 농구감독 김 아나톨리 - 동아시아경기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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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할아버지의 조국 한국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습니다.” 11일 오전 동아시아경기대회 남자농구 중국-카자흐스탄의 예선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구덕체육관. 파란 눈에 하얀 피부를 지닌 카자흐스탄 선수들을 상대로 열심히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는 황색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바로 카자흐스탄 농구감독 김 아나톨리(48)씨로'카레이스키(한국인)3세'였다.

김씨가 카레이스키 3세가 된 내력은 95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함경도 부근에서 살던 김씨의 할아버지는 1902년 일자리를 찾아 두만강을 넘어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했다.

그러나 37년 스탈린의 조선족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다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로 옮겨졌고 여기서 김씨의 아버지 그레고리(80)씨가 태어났다.

이후 그레고리씨가 조선족인 안가자(79)씨와 결혼,아나톨리씨를 낳았다.

김씨가 농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전.학생시절 2년간 선수로 뛴 김씨는 이후 지도자생활을 시작,지난 79년 대표팀 트레이너역을 맡은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농구를 사실상 이끌어온'대부'다.

지난 94년 군인선수권과 95년 ABC대회때 한국을 방문했던 김씨는 이번 동아시아대회가 세번째 고국방문이다.

“이번 동아시아대회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김씨는 부인 안 바르리나(45)씨와 아들 제니아(25)를 두고 있다. 부산=강갑생 기자

<사진설명>

김아나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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