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통신 이용 기업경비 절감 - 인터넷팩스로 통신비 70%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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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제화물운송업체인 ㈜모락스의 최성용(崔成溶.30)대리는 요즘 팩시밀리를 보낼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다.

미국.유럽.중남미.아시아등 세계 30여개국 화물운송업체와 현지 지사 근무자들에게 팩스를 보내는데 들던 이 회사의 통신요금은 월 4백만~5백만원선.그러나 인터넷 팩스 덕분에 그 비용을 1백50만원 정도로 줄였다.崔대리의 건의에 따른 것. A4용지 한장의 팩스를 미국에 보낼 경우 전에는 1천5백원의 통신비가 들었지만 이 서비스로는 3백~4백원,일본으로 보낼 때는 5백원(일반팩스 9백40원) 정도밖에 안들기 때문이다.

인터넷 국제팩스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무역협회.두산정보통신.아이네트.등림정보통신등도 이 서비스가 최근 효자상품이 됐다고 말한다.현재 인터넷 국제팩스를 이용하는 국내업체는 1천여곳에 이른다.

모락스처럼 첨단정보통신을 이용,비용을 줄이는 아이디어로 불황을 이겨내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해외거래선과 회의.상담할 일이 많은 반도체장비 판매업체 ㈜한택의 경우 국제영상회의시스템은 업무효율 향상과 비용절감에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5천여만원을 들여 사무실에 설치한 영상회의시스템을 이용,주거래선인 네덜란드 ASM리소그래피사와 영상회의하는 건수는 월평균 4회.직접 출장간다면 최소한 월 1천5백여만원은 들여야 할 것을 단 50만원의 통신비만으로 해결한다.

“몇개월 사이에 시스템 설치비용을 건진 것은 물론 고객의 신뢰도 향상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현재 70여 국내업체가 국제영상회의시스템을 이용한다.포철.삼성.대우등 대기업에서부터 한택같은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자체 영상회의시스템이 없는 미 CSFB증권회사 한국지사인 CSFB증권은 한국통신 시스템을 빌려 월 4~5회의 해외출장을 대부분 영상회의로 해결한다.1회 이용료는 약 20여만원.“출장비와 시간을 절약하는데 이만큼 좋은 매체는 없다”고 이 회사 조원재(曺源宰.32)대리는 이용소감을 밝혔다.

경비절감에 나선 기업들엔 최근 선보인'주머니속의 공중전화'시티폰도 유용한 수단이다.발신전용이라는 제약이 있긴 하지만 비용이 일반 이동전화의 3분1 이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서울이동통신에 53대의 시티폰을 가입했다.보험설계사들의 이동전화를 시티폰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다.교보생명은 경비절감 효과를 봐가며 앞으로 꼭 필요한 이동전화 외에는 시티폰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경비절감 노력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사례는 114 이용.무료 PC통신 114안내 이용이 최근 크게 증가한 것이다.지난해 12월 96만여건에 불과하던 PC통신 114안내 이용건수가 114안내 유료화 이후 지난 3월에는 1백67만여건으로 늘어났다.

중.고교생용 학습지를 출판하는 도서출판 디딤돌사는 최근 PC통신 하이텔에 폐쇄이용자그룹(CUG) 통신망을 개설,회원.서점들과 온라인으로 정보를 나눈다.CUG란 PC통신에 특정 기업.기관.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번호(ID)를 나눠주고 전용 통신망으로 사용하는 방식.5억~10억원이 드는 자체 통신망 구축과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CUG는 기존 하이텔.천리안.유니텔등 전국망을 갖춘 PC통신에 월 30만~1백만원의 이용료만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박방주.양영유 기자

<사진설명>

첨단 정보통신을 통한 경비절감으로 불황을 극복하려는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한창이다.위에서부터 인터넷팩스.영상회의.시티폰의 이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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