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끼려 … 싼 오리 사먹고 AI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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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 위생부는 6일 10대 여성 한 명이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돼 숨졌다고 발표했다. 베이징(北京)의 노동자 황옌칭(黃燕淸·19)은 경제위기로 벌이가 시원찮아 돈을 아끼려고 값싼 오리를 사 먹은 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2월 19일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 시골 시장에서 오리 9마리를 사 현장에서 도축한 후 집으로 가져왔다. 그의 부모는 “딸이 신정과 춘절(春節·설날) 연휴 동안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오리를 사기 위해 집에서 50여㎞ 떨어진 랑팡 시장까지 갔다”고 말했다. 랑팡 시장의 오리 가격은 베이징 일반 시장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의 가족 아홉 명은 이날 세 마리를 요리해 먹었는데 다음 날 숨진 황은 고열 증세를 보였고 나흘 뒤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가족들은 AI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황은 이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6일 숨졌다. 그동안 치료비는 10만 위안(약 1890만원)에 달했다. 중국 보건 당국 조사 결과 그가 구매한 오리는 대부분 AI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3년 전 푸젠(福建)성에서 상경한 황은 일용직 인테리어공으로 일해왔다. 그의 숙부인 황야궈(黃亞國)는 “조카딸이 돈을 아끼려고 시골 시장까지 갔다가 화를 자초했다”며 울먹였다. 황의 월 수입은 2000위안(37만8000원), 부모는 월 1000위안(약 18만9000원)에 불과했다.

보건 당국은 황이 병원에 입원하기 전 100여 명의 이웃 사람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상대로 AI 감염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2003년 이후 중국에서는 모두 21명이 AI에 감염돼 숨졌다.

홍콩도 AI 비상이다. 홍콩 보건 당국은 6일부터 중국 쪽에서 들어오는 모든 여행객에게 AI 관련 방송을 하고 체열 검사를 강화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12월 한 농장에서 AI 감염 오리와 닭이 확인됐고 선전(深)에서 거주하고 돌아온 한 어린이가 AI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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