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회계법인 첫 제소-동양종합금융 , 부실감사 3곳 대상 배상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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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업의 분식결산을 적발하지 못한 회계법인에 대해 금융기관이 처음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양종합금융(대표이사 조왕하)은 지난 2월4일 부도가 난 마이크로세라믹과 마이크로코리아의 감사를 담당했던 대주.동남.삼원회계법인등 3개 회계법인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낼 예정이다.

그동안 부실감사로 재산상의 손해를 본 주식투자자들이 기업과 회계법인에 대해 법정소송을 냈던 사례는 있었으나 금융기관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크로코리아.마이크로세라믹.미코팬시등 부도가 난 마이크로 계열 3사의 금융권 부채는 6백억~7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재판의 결과에따라 관련 금융기관의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동양종금 관계자는“마이크로사는 93년부터 4년간 지속적 적자상태로 시달려 왔음에도 재무제표를 분식결산하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을 속여왔다”며“외부감사인 회계법인들은 이를 발견,시정할 직업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만약 이들 회계법인이 마이크로사의 분식결산을 고의로 묵인했다면 신용공황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잘못을 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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