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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일지 모른다” 은행들 중기 대출 우려 더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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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소기업들에 돈을 빌려줬다간 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은행 대출 담당자들이 더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에서 은행들이 평가하는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지난해 4분기 56에서 올해 1분기엔 59로 상승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199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응답자들은 기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위험이 크다고 본다는 의미다.

반면 그동안 중소기업 대출을 꺼렸던 은행들이 1분기엔 대출 문턱을 다소 낮추겠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나왔다. 은행들이 대출을 까다롭게 하느냐, 쉽게 내주느냐를 가늠하는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4분기 -23에서 올 1분기 -16으로 높아졌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을 조이겠다는 뜻이고, 플러스면 반대로 대출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16이라는 절대값만 놓고 보면 은행들이 대출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 분기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지수가 높아졌는데도 은행의 대출 태도가 다소 풀린 것은 결국 소수의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한은 안정분석팀 정경두 과장은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을 강조하자 은행들도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선 대출 문호를 여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고 있어 우량한 곳 아니면 대출을 받기가 여전히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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