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다아는데 부인만 하다니 - 현철씨 청문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김현철(金賢哲)씨의 국회 한보청문회 증언을 TV로 지켜본 시민들은 25일 金씨가 자신의 비리와 의혹부분을 대부분 부인하거나 해명성 진술로 일관하자 큰 실망과 분노를 나타냈다.

시민들은 金씨가“죄송하다”며 울먹이고“반성과 자숙을 하고 있으며 용서를 빌뿐”이라며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엔 동정하면서도 “한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진실을 밝혀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여야 의원들이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은채 비호.호통으로 일관했다며“증인이나 특위위원들이 수준이하였으며 이제는 검찰이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혀내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서울대 손봉호(孫鳳鎬.사회교육)교수는“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의혹을 발뺌하는 것은 최근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져 망신당한 국회의원들과 다를 바 없다.청문회를 위증으로 넘긴다면 金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이정현(李姃玹.23.국문4.여)씨는“金씨의 증언태도도 문제지만 일부 여당의원들은 金씨의 변호논리를 제공하러 나온 듯 해 한심스러웠다.야당의원도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기보다 감정적이고 상식적인 주장만 나열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교사 민성원(閔聖媛.30.여)씨는“金씨가 진실을 밝히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눈물까지 흘린 뒤에도 계속 부인해 가슴이 답답했다.진실을 밝히는게 진정으로 국민에게 사과하는 길이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병옥(朴炳玉.35)정책연구실장은“金씨가 청문회 연습을 많이 한듯 화를 돋우는 질문에도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데 놀랐다.박경식.김기섭씨등과 대질시켜 거짓말을 한 사람에게는 위증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효석(柳曉錫)변호사는“金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것은 검찰 조사과정에서도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의원들은 감정적인 추궁보다 증거 제시를 통해 의혹을 밝혀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하는 신용원(愼鎔元.30.서울양천구목동)씨는“대통령의 아들이 각종 비리 의혹 끝에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국장 이정림(李庭林.35)씨는“밝혀진 사실마저 모두 부인하고 뻔뻔스럽게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고 있으며 국회의원들의 질의내용도 형편없고 답변도 형편없다”고 金씨와 특위위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사회부.전국부〉

<사진설명>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25일 남대문시장 상인.시민들이 TV로 생중계되는 청문회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