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너무 낮아 EBS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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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EBS의 수능강의와 수능의 연계 정도를 가늠할 첫 시험대로 여겨져 온 모의평가의 뚜껑이 열렸다. 모의평가와 EBS 수능강의 사이의 연계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과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EBS 효과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난이도 낮아 EBS 효과 못 느껴"=EBS 효과를 느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난이도가 낮아진 탓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실장은 "평이한 문제가 많이 나와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EBS 강의나 교재를 참고하지 않더라도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권은 '수능방송을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BS 강의나 교재만의 '약발'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재수생 이모(20)씨는 "모의평가에 출제된 문제 유형은 EBS 교재뿐 아니라 다른 교재에도 나와 있는 것들"이라며 "수능강의의 효과를 크게 못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수험생은 교재와 똑같은 문제가 출제되지 않으면 "연계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이번 모의평가를 치른 이들의 반응은 더욱 부정적이다.

김영일 중앙학원장은 "이번 모의평가의 내용은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면서 "EBS 강의와 수능을 연계하더라도 똑같은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많이 나온 것"=짧은 방송 기간과 좁은 출제범위를 고려하면 EBS 강의와 문제의 연계 정도가 크다는 시각도 있다.

이만기 메가스터디 강사는 "학생들 입장에서 수능 방송과 똑같다고 느끼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반영될 만큼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가원이 무리없는 선에서 연계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고3인 김모(19)군은 "수리영역에서는 일부 문제가 EBS 수능강의의 문제유형과 비슷해 다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모의평가에 주목해야=이번 모의평가를 본 입시 전문가들은 EBS 수능강의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연구실장은 "9월에 실시되는 모의평가가 2005학년도 수능의 가장 중요한 모델이 되겠지만 EBS 교재나 강의에서 똑같은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교과서와 수능 교재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일 원장도 "EBS 수능 교재를 기본서로 참고하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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