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한이헌 의원 증언요지 - 대통령에 한보 보고도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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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상만의원(自) -정태수씨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만난 적이 없다.” -홍인길의원으로부터 한보철강에 대한 지원청탁을 받았나. “산업은행의 시설자금 대출이 원만치 못하다는 지적 내지 문제제기를 두세차례 한 기억이 있다.” -산업은행 누구한테 얘기했나.“기억이 불분명하다.단순히 민원이첩의 개념으로 산은총재에게 전화를 했다.” -그 내용이 그대로 실행됐나. “6월에 전화한 뒤 두달후 4백억이 대출됐다.그러나 연말까지 추가대출은 없었다.나 때문에 대출됐다고 보지 않는다.” -洪수석의 전화에는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었나.“동료 수석이 자기가 접촉하는 업체의 불평을 전하는 정도로 생각했다.” -재임시 한보의 당진제철소 추가매립 15만평이 허가났는데 보고받지 않았나.“보고 받은 바 없다.사후에 알아보니 지방자치단체와 건설부가 판단해 처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협의는 없었다.” -유원건설이 재무구조가 나쁜 한보에 넘어간 것은 경제수석실에서 하라는 방향대로 결정한 것 아닌가.“유원건설 인수결정과 관련해 전혀 모른다.다만 결정된 후 박석태상무가 윤진식비서관을 통해 보고를 해왔지만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사거래로 판단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국헌의원(新) -김현철씨는 몇번 만났나.“대선전에는 2년동안 한 두번 정도,대선이후엔 서너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고 간혹 통화도 했다.” -대선이후 승진(공정거래위원장.경제기획원차관.경제수석)과 국회의원 부산지역구 조정과정에서 김현철씨가 지원했다는 의혹이 있는데.“대통령이 직접 발탁했다.” -한보철강에 언제부터 관심가졌나.“한보사태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당시 경제수석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하지만 관심가진 것은 부도가 난 이후다.” -노태우정권 아래서 당진 공장부지 매립허가를 받아 사업이 진행중인 것을 알았나.“몰랐다.”

조순형의원(國) -95년 정보근 한보회장이 홍인길의원 소개로 증인을 찾아갔는데 무슨 얘기를 했는가.“2~3분 선채로 얘기했다.정보근씨는 당시 재벌회장 8명이 기소된 것과 관련해 정태수 총회장이 구속되는지의 여부를 눈치 살피는 것같아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경제수석 재임시 한보철강에 대해 대통령에 보고한 적 있나.“그런적 없다.” -박경식을 언제 만났나. “92년 대선시 김영삼후보의 대전유세때 처음 만났다.그때 이후 만난적 없다.”

이양희 의원(自) -박재윤 수석재임시절 제일은행에서 3억달러 외화대출이 나갔고 한이헌 수석재임시절 조흥은행.산업은행.외환은행에서 잇따라 3억달러씩 모두 9억달러가 나갔다.이 사실을 재임시 알았나.“몰랐다.”-이러한 외화대출 외에도 추가로 1조원 넘는 돈이 韓수석 재임시 대출됐다.은행감독원은 이런 일을 경제수석실에 보고도 안하나.“은행감독원이 제2의 재무부가 돼서는 안된다.은감원이 대출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김경재 의원(國) -김종국 한보그룹재정본부장이 유원건설에 30억원의 위로금을 준 것에 비춰 정태수 총회장은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보답한다.증인에게 인사치레를 하지는 않았나.“정태수씨가 돈을 보내지 않은 것은 그가 나로부터 별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인길 수석의 진술에 따르면 鄭총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증인에게 3백만원,5백만씩 활동비로 지급했다고 하는데.“그런 사실 없다.” -洪수석의 민원을 거절할 수는 없었나.“그와는 가까운 사이다.그는 진솔하고 친근감 가는 사람이다.”

맹형규 의원(新) -경제수석이 전화했을 때'못한다'고 할 은행장은 아마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다.

“대출체계에 어긋나는 일은 안할 것으로 보았다.” -유원건설 인수와 관련해 1천여억원이 대출이 됐는데 이와 관련해 제일은행장과 통화한 일 없는가.“없다.” -홍인길 수석처럼 대출청탁한 사람들은 대부분 사례를 받았는데 증인만 빠졌나.“제일은행에 전화한 적이 없고 산업은행에는 전화했지만 두달후 대출이 이뤄질 정도여서 한보는 나에게 신세진 게 없다.”

박헌기 의원(新) -정보근 한보철강 회장이 몇몇 청와대비서관들에게 여러 차례 장시간 전화한 사실이 드러났다.정보근 회장으로부터 전화받은 적이 있나.“없다.” -오세천.강상인.박재호 비서관등을 아는가.“재직시 비서관이어서 이름을 안다.” -이들이 정보근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일이 있어 상당히 유착됐다는 의혹이 있다.

“오세천씨는 민원쪽이어서 그런 자리가 아닌 것 같다.”

이사철 의원(新) -시중은행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데 왜 행장들은 일만 있으면 청와대에 뛰어가 상의했나.“내 재임중 보고한 일이 거의 없다.6개월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다.유원건설 인수건은 드문 일이어서 보고한 것으로 추측된다”. -경제수석 근무시 박관용 당시 비서실장이 현철씨를 외국에 내보내자고 건의했다가 미움을 받아 그만뒀다는 말을 들었나.“들은 적 없다.”

이강두 의원(新) -증인의 경제수석 재임기간중 한보에 대한 대출이 급증했는데 이는 청탁전화 때문 아닌가.“이번 총체적 난국에 대한 무한책임은 지겠다.하지만 대출이 늘어난 것을 결정주체도 아닌 경제수석이 모두 지휘했다고 보는데는 동의할 수 없다.” -洪수석의 부탁을 받고 관련부처와 협의하지는 않았나.“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면 협의는커녕 부탁도 거절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洪수석이 아니라 다른 수석들이 좀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해 왔더라도 이를 뿌리치기 어려운 게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닌가.” <홍승일.유권하 기자>

<사진설명>

24일 오후 국회 한보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이헌의원이 한보의

유원건설 인수와 관련한 자료를 보이며 신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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