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4년 만에 처음 ‘파쇼’ 표현 … 올 남북관계 가시밭길 예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북한은 1일 새해를 맞아 발표한 공동사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6·15 선언, 10·4 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파쇼 독재 시대를 되살리며 북남 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공동사설은 “역사적인 북남 공동선언에서 탈선하는 그 어떤 요소도 허용하지 않겠다”며 남한 당국에 6·15 선언, 10·4 선언 이행을 요구했다. 이어 “남조선 인민들은 사대매국적 파쇼 통치를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한다”고 선동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공동사설에서 ‘파쇼’라는 극렬한 표현으로 남한 당국을 비난한 것은 1995년 공동사설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공동사설은 북한의 그해 대내외 정책을 예고하는 지표다. 북한이 올 공동사설에서 전례 없는 대남 비난에 나섬에 따라 올해에도 남북 관계 경색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북한은 미국에 대해선 대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공동사설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공화국의 자주적인 대외정책”이라고 명시해 ‘비핵화 실현’을 공개 거론했다. 공동사설에서 핵 문제 해결 의향을 표현한 것은 2004년 “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따라서 ‘비핵화 실현’ 표명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핵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시도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 같은 이중적 대남, 대미 태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층 선명해진다. 지난해 공동사설에서 북한은 대남 비방은 삼간 채 “북남 경협사업은 숭고한 애국 사업”이라며 남북 간 경협이 지속되기를 기대했다. 거꾸로 미국에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장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올해 공동사설에서 대미 비난은 일절 없었고 지난해 주장했던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미군기지 철수도 빠졌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공동사설로 볼 때 북한은 올해 남한에는 긴장을 고조하는 단계적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미국에는 공세적 외교를 통한 적극적 관계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재등장한 ‘천리마 운동’=올 공동사설에선 ‘천리마’ 단어가 10차례나 나왔다. 공동사설은 “천리마 시대를 열어놓은 것처럼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의 기치를 높이 들고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켜 나가자”고 촉구했다. 천리마 운동은 50년대 후반 국가적 대중 동원, 자력갱생의 경제 재건 운동이었다.  

채병건·정용수 기자

[J-HOT]

▶ WSJ "브릭스에서 브라질·러 빼고 한국 포함"

▶ 손님 구두 닦는 '월매출 4500' 복집 사장님

▶김연아 "연예인 대시요?" 남친·음주 '미주알 고주알'

▶ YS "김형오 하는걸 보니 과거 황낙주와 비슷"

▶ 딱 한명 두루마기! 정몽준 머쓱한 표정으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