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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미래 믿어 … 기다리면 언젠가는 보상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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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내 펀드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2001년 7월 나온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 ‘디스커버리 주식형’이 그렇다. 지난해 말까지의 누적수익률은 440%대다. 7년 반 동안 원금이 5배 넘게 불었다는 뜻이다. 주가가 고점이던 2007년 10월에는 900%가 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 개인별 수익률은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


펀드가 처음 나오고 석 달 안에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가입한 181명을 조사했더니 400% 이상의 수익을 낸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200%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도 10명뿐이었다. 전체의 64%인 115명이 주가의 출렁임을 참지 못하고 3년 안에 투자를 그만뒀다. 심지어 손해를 본 사람도 23명(13%) 있었다.

원금을 까먹은 사람들이 펀드에 돈을 넣어둔 기간은 평균 1122일이었다. 이에 비해 원금을 두 배 이상으로 불린 사람은 평균 1810일을 넣어뒀다. 투자 기간이 2년 정도 차이 난다. 미래에셋증권 장석진 과장은 “모두 저점에 펀드에 들어 고점에 팔고 싶어하지만 주가 등락은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며 “장기투자자가 이길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산에 사는 주부 진모(63)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펀드가 처음 만들어질 때 여윳돈 1000만원을 넣었다. 그런데 가입 두 달 만에 터진 미국 9·11 테러로 원금을 까먹기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급등해 투자액이 두 배가 됐지만 머잖아 다시 번 돈의 60%가 날아갔다. 하지만 꾹 참고 버텼더니 가입 6년여 만인 2007년 10월 원금은 열 배인 1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물론 그도 지난해의 주가 급락을 피해가진 못했다. 중앙일보가 진씨에게 처음 연락한 것은 지난해 1월 말. 2000선을 훌쩍 넘겼던 코스피지수는 당시 1500선까지 떨어졌다. 그의 펀드 평가액도 1억원에서 75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주가가 다시 뛸 테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건 것은 4개월 뒤. 주가가 단기 반등하면서 펀드 평가액은 9000만원을 회복했다. 그는 이번에도 환매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닌데 왜 찾느냐”는 것이다.

진씨에게 세 번째로 연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이다. 코스피지수는 1100선까지 추락했고, 그의 펀드 평가액은 5400만원 정도였다. 이번엔 그도 목소리가 전처럼 편치만은 않았다. 그래도 다른 투자자처럼 조바심을 내진 않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믿는다면 기다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주가가 떨어지면 누구나 처음엔 괴로워하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기다리면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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