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별 건설·토목공사 상반기에 2조원대 집행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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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앙정부가 공공예산의 조기 집행을 통해 내수경기를 살리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 25개 자치구도 이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올해 중 각 구청이 착수하도록 돼 있는 건설·토목공사 등을 되도록 상반기에 서둘러 발주하기로 했다. 기왕 쓸 예산이면 앞당겨 씀으로써 중소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중구·성동구 등 서울시 25개 자치구 대부분은 올 상반기에 사업 중 90%를 발주하고 사업비 예산의 60% 이상을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자치구의 상반기 중 사업 발주율이 평균 65.8%, 자금 집행률은 평균 33.6%였다. 자치구들이 목표대로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 올 상반기에 모두 2조원 가까운 돈이 민간업체들에 지급된다. 구에 따라 적게는 200억원(도봉구)에서 많게는 1930억원(서초구)까지 상반기 지급액으로 잡고 있다. 조기 집행 사업에는 1000만원 이상이 드는 건설·토목공사 또는 용역, 그리고 200만원이 넘는 물품 구입이 포함된다.

발주를 앞당기는 사업은 공동주차장 설치, 도로 개설, 수변공원 조성, 체육시설 건립 같은 건설·토목공사가 대부분이다. <표 참조>

서울 중구의 경우 올해 예정돼 있는 공사 42건 중 37건을 상반기에 발주한다. 건설공사 등에 쓰기로 잡아 놓은 예산 316억원 중 66%인 209억원이 들어간다. 필동1가·신당5동·신당4동 도로 개설 공사, 신당동 문화의 거리 조성공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올해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한 강남구는 구 전역에 총 162㎞ 길이의 자전거도로를 설치한다. 서초구는 프랑스인이 많이 사는 반포 4동 서래마을에서 전봇대를 없애고 가로수 모양을 다듬는 등 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한다. 또 구 청사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률을 높일 예정이다.

1527억원의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강동구는 공원을 만들고 체육시설을 개선해 시민 여가 생활을 돕기로 했다. 노원구도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건립(45억원) ▶상계5동 어린이집 신축(14억원) 공사를 3월까지 발주한다.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기금 지원도 앞당긴다. 성동구의 경우 지난해보다 중소기업육성자금 융자 신청을 한 달 정도 앞당겨 이달 23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지난해 성동구는 관내 중소기업 114곳에 모두 110억원을 융자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10억원을 더 배정했다.

자치구들은 신속한 예산 집행을 위해 입찰에 소요되는 기간을 평균 10일에서 5일로 단축한다. 또 채권 확보가 가능한 업체에 대해서는 착공과 동시에 선금을 70%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달 초부터 매월 한 차례씩 자체적으로 ‘재정 집행 점검회의’를 열어 계획대로 예산이 집행되는지도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시도 자치구들의 예산 조기 집행을 독려하기 위해 약 4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조기 집행 실적이 우수한 자치구에 지급할 계획이다.

성시윤·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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