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브이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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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로즈 버드단원들과 니키 마우마우단원들이 약속대로 새벽2시에 만나 우풍과 도철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호스트바 위층의 디스코텍으로 놀러갔다.기달과 옥,용태와 숙,도철과 희,우풍과 자,길세와 혜가 짝이 되어 춤도 추고 술도 마셨다.

대명은 로즈 버드단원이 다섯 명이었기 때문에 짝이 없이 혼자 놀았다.대명은 그렇게 혼자 노는 것이 마음 편했다.

대명은 요란한 음악과 현란한 조명 속에서 디스코를 추며 진우의 편지 내용을 곱씹었다.대명이 과외 선생들에게서 돌려받을 과외비가 1억원 가까이 되지 않는가.대명은 자기도 과연 진우처럼 과외 선생들을 찾아가 위협을 하여 과외비를 받아

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물론 대명이 마음만 먹는다면 니키 마우마우단원들이 협조를 해주겠지만,아무래도 자신이 없고 일이 잘못될 것만 같았다.

김건모의'잘못된 만남'이 빠른 곡조로 장내 분위기를 돋웠다.대개 십대로 보이는 남녀들이'잘못된 만남'을 염원하듯이 몸을 껑충거리며 솟구치고 흐늘흐늘 비비꼬기도 하였다.길세와 혜가 서로 몸을 밀착시켰다가 떨어졌다 하며 한바탕 춤을

추고 나서 테이블로 돌아왔다.마침 대명이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다가 길세와 혜에게 한 잔씩 따라주었다.

“대명이 너 파트너가 없어 어떡해? 파트너 잠시 빌려줄테니까 나가서 추고 와.”

그러면서 길세가 혜에게 눈짓을 하였다.

“그래.나랑 나가서 춰.디스코 추는데 사실 파트너같은 거 필요없지.그냥 흔들기만 하면 되는데 뭐.”

혜가 대명에게 팔을 뻗기까지 하며 한쪽 눈을 질끈 감았다.

“괜찮아.방금 네가 말한대로 디스코 추는데 파트너같은 거 신경쓸 필요 뭐 있어.나,길세하고 할 이야기가 있으니 혜,너만 나가서 춤추고 들어와.”

그러자 혜가 뾰루퉁해져 큼직한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무대 중앙으로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갔다.

“저애 로즈 버드단원들 중에 제일 섹시하게 생긴 것 같잖아?젖통 하며 엉덩이 하며 장차 남자 몇 다스를 녹여놓을지.야,나도 저 애만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돈다,돌아.”

길세가 무대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혜를 건너다 보며 중얼거리다 말고 대명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할 이야기가 뭐야?”

“진우 편지 말인데,길세 너는 돌려받을 과외비가 얼마큼 되니? 돌려받을 자신은 있고?”

“나는 두 과목밖에 안 했으니 오천만원 정도 될까.암,꼭 돌려받아야지.니키 마우마우단의 명예를 걸고.수학 과외 선생한테서만 구백만원 돌려받은 진우는 순진한 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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