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자영업자들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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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700원짜리 소보로빵 두 개를 사고도 신용카드를 내밀어요. 수수료 빼면 남는 게 없어요. 그뿐 아니라 원화가치 하락 때문에 급등한 원자재값을 생각하면 당장 그만두고 싶어요. 매출이 계속 주는 통에 저축은커녕 애들 교육비를 줄여서 생계유지비로 쓰고 있어요.” (서울 논현동의 한 제과점 주인 신모씨 사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동네 목욕탕과 세탁소 등 영세 자영업자 대부분이 한계상황에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지난달 24~26일 서울 등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 440곳을 대상으로 ‘긴급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다.

29일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절반 넘는 곳(58.9%)이 “최근 6개월 동안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9.3%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목욕탕의 타격이 가장 커 대부분(86.2%)의 업소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노래방(68.8%) ▶PC방·세탁소(60%) 등도 10곳 중 6~7곳의 매출이 줄었다. 매출이 준 업체들의 평균 감소율은 21.8%다. 특히 음식점(26%) 매출이 가장 많이 줄었고 ▶노래방(25.1%) ▶숙박업(25%) ▶수퍼마켓(23.8%)이 뒤를 이었다.

이익을 내는 가게는 22.9%뿐이었다. 열의 여섯(60.5%)은 현상 유지를 하고 있으나, 16.6%는 적자였다. 특히 목욕탕의 적자 비율이 30%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이용업(24.2%)·제과점(23.7%)도 넷 중 하나는 손해를 보며 장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는 결국 빚으로 이어졌다.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28.4%가 “6개월 동안 부채가 늘었다”고 답했다. 목욕탕업(34.5%)·음식업(33.9%)·숙박업(32.4%) 등은 셋 중 한 개꼴로 빚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들 업소의 월평균 매출은 806만원, 평균 순이익은 214만원(연 2570만원)이었다. 업종별로는 수퍼마켓(2418만원)·숙박업(1580만원)·음식업(807만원)이 비교적 많았다. 반면 이용업과 세탁소·노래방은 300만원대에 불과했다. 월평균 순익 역시 숙박업이 378만원으로 1위였고, 이용업이 177만으로 가장 적었다. 또 노래방 가운데 75.0%가 부정적(나빠짐+매우 나빠짐) 견해를 밝혔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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