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비군 동원령 … 탱크부대도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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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탱크가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간 경계 지대에서 전진하고 있다. [가자 AP=연합뉴스]


이번 공습으로 가자 지구에서는 이틀 동안 280여 명이 숨지고 800명 넘게 부상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가자 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 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27일 “이스라엘이 가자를 박살내고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을 죽여도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사 항전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 배경=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철수를 요구하며 ‘2차 인티파다(봉기)’에 들어간 지 5년 만인 2005년,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하마스가 이듬해 6월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온건 정파 파타를 축출하고 가자 지구를 장악하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봉쇄에 들어갔다. 자신들이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하마스를 제거하려는 목표에서였다. 이에 하마스는 로켓탄 공격으로 맞서,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보다 못한 이집트가 중재에 나서 올 6월19일 6개월간의 휴전이 합의됐고 가자 지구는 일시적이나마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봉쇄는 계속됐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하마스는 지난 18일 휴전 기간이 종료되자 휴전 연장을 거부하며 로켓탄 공격을 재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고 ▶봉쇄를 풀어 상거래를 허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마스에 대한 전면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이스라엘은 이를 계기로 27일 대규모 공습에 들어간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7일 “국경지대 25만 주민이 가자 지구에서 끊임없이 날아오는 로켓·박격포 공포에 떨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마스도 27일 로켓포로 보복에 나서 이스라엘 민간인 한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총선도 원인=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내년 2월로 예정된 총선을 겨냥해 벌인 정치적 행동일 수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들은 정부가 ‘하마스탄’(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 지구)을 우유부단하게 관리한다고 불만을 품어왔다. 지난해 하마스가 가자 지구 통제권을 확보한 직후 대대적 군사작전을 벌였어야 했다는 것이다. 공습은 이런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공습에서 무기고·로켓발사기지 등 하마스의 무력 기반을 완파하려 했다. 군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제한적이나마 가자 지구 진입 작전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방송에 밝혔다.

◆ ‘오바마 변수’도 작용했나=BBC방송은 27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호의적인 인물로 비춰지고 있다”며 “따라서 이스라엘은 자신들에 우호적인 부시 행정부의 퇴임 전에 하마스를 공격하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WP)는 “오바마는 당초 집권하면 조기에 적극적인 중재로 이·팔 갈등을 풀려 했으나 이번 사태로 성공 가능성은 제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 “오바마는 취임 뒤 최소한 2년간은 이·팔 문제에서 어떤 진전도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경덕·강찬호 기자

◆하마스=가자지구를 거점으로 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1987년 아메드 야신이 창설했다.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의료 등 사회활동을 펼치면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를 되찾기 위해 무장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가자지구=이스라엘 서남부 지중해 연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은 띠 모양의 지역으로 팔레스타인인 15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함께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 속해 있으며, 과격 무장단체의 거점 역할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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